
베트남의 상징적인 길거리 음식인 ‘반미(Banh mi)’와 관련된 식중독 사고가 잇따르면서 식품 위생에 대한 경종이 울리고 있다. 살모넬라균과 황색포도상구균 감염 사례가 반복되면서 국민적인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현지 보건 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반미 관련 식중독 사고의 절반 이상은 날달걀 노른자로 만든 베트남식 마요네즈와 부적절하게 보관된 파테(pate)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모넬라균은 날달걀에서 번식하기 쉬워 수제 마요네즈가 주요 오염원이 되고 있다.
또한 고기 등을 갈아 만든 파테는 충분한 온도에서 조리되지 않거나 적절히 냉장 보관되지 않을 경우 세균의 온상이 되기 쉽다. 특히 기온이 30~35도를 웃도는 베트남의 고온다습한 기후에서는 거리의 반미 카트가 단 2시간만 방치되어도 세균이 급격히 증식할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의 경우 독소가 한 번 생성되면 조리 과정의 열로도 파괴되지 않아 더욱 위험하다.
노점상의 위생 습관도 문제로 지적됐다. 판매자가 돈을 만진 손으로 식재료를 직접 다루는 과정에서 교차 오염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고기, 파테, 마요네즈, 절임 채소, 허브 등 다양한 재료가 뒤섞인 반미 특유의 구성은 세균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식품 위생 전문가인 응우옌 타잉 윽 박사는 “반미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당국과 판매자, 소비자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영세 노점뿐만 아니라 대규모 파테 제조업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하며, 판매자들에게 실질적인 위생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판매자들 역시 식재료를 유리 진열장이나 아이스박스에 보관해 신선도를 유지하고, 돈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거나 위생 장갑을 착용하는 등 책임감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소비자들 또한 위생 관리가 철저한 상점을 선별해 이용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윽 박사는 “반미 한 개를 만드는 과정이 고객의 건강을 책임지는 일이라는 인식이 정착되어야 한다”며 “적절한 저장 시설과 위생 습관 없이는 반미의 미래도 보장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