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늙기도 전에 병드는’ 위기… 기대수명 늘었지만 10년은 ‘투병 생활’

베트남 ‘늙기도 전에 병드는’ 위기… 기대수명 늘었지만 10년은 ‘투병 생활’

출처: VnExpress Health
날짜: 2026. 4. 25.

베트남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적 여유를 갖추기 전에 노인이 되는 ‘미부선로(未富先老)’를 넘어 ‘미노선쇠(未老先衰, 늙기도 전에 약해짐)’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베트남 노인들은 평균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생애 마지막 10년은 질병과 함께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호찌민시 개발연구원과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열린 ‘건강한 베트남을 위하여’ 프로젝트 발표회에서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와 보건 실태에 대해 경고했다. 베트남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25년 약 1,610만 명(전체 인구의 16%)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빠른 고령화 속도다.

호찌민시의 경우 지난 2년간 60세 이상 노인 약 50만 명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대다수가 복합 질환을 앓고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63% 이상이 고혈압, 26% 이상이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의심되는 상태였다. 특히 고혈압 환자의 15%는 검진을 통해서야 본인의 발병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으로 나타나,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만성질환 관리에 심각한 구멍이 뚫려 있음을 보여줬다.

수명은 늘어났지만 삶의 질은 낮다. 베트남 노인의 약 70%는 정기적인 연금이 없어 노후 빈곤에 노출되어 있으며, 의료비 부담 또한 막대하다. 과거에는 대가족 시스템이 노인 부양을 책임졌으나, 도시화로 인해 자녀들이 경제 활동에 매달리면서 ‘독거노인’이나 ‘방치된 노인’ 문제가 고개를 들고 있다. 장기 요양 서비스와 전문 요양원의 숫자는 폭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해 호찌민시 보건국은 국제 기준에 맞춘 ‘5단계 보건 케어 모델’ 도입을 제안했다. 이 모델의 핵심은 노인이 익숙한 환경에서 생활하며 케어를 받는 ‘현지 고령화’다.

자가 관리: 가정 내 능동적 생활 습관 유지

커뮤니티 지원: 마을 회관 등 지역 공동체 돌봄 참여

가정 방문 의료: 거동이 불편할 경우 주치의와 간호사가 직접 방문

전문 요양 시설: 자가 케어가 불가능한 경우 요양원 입소

상급 병원: 급성기 질환 발생 시에만 한시적으로 병원 입원

전문가들은 노인 세대를 단순한 ‘부양 부담’으로 볼 것이 아니라 경험과 소비력을 갖춘 ‘실버 경제(Silver Economy)’의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관 협력을 통한 요양 산업 투자 확대, 노인 친화적 도시 설계, 장기 요양 보험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판 쫑 런(Phan Trong Lan) 중앙 위생역학연구소장은 “예방 의학은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노년이 될 때까지 전 생애 주기를 관리해야 한다”며 “병이 생긴 뒤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보건소 등 기저 의료 시스템이 평소에 고혈압과 당뇨 환자를 철저히 관리해 발병 전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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