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중 감량을 위해 탄수화물(Carbohydrate)을 완전히 끊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오히려 과도한 탄수화물 제한이 노화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경각심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밥이나 면을 무조건 ‘공공의 적’으로 삼기보다, 혈당을 안정시키고 노화를 늦추는 ‘고품질 탄수화물’을 선택하는 것이 건강과 몸매 관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25일 의료계와 영양학계에 따르면, 탄수화물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3대 필수 영양소 중 하나로 우리 몸의 주된 에너지원이다. 최근 《영양학 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에 발표된 연구는 고품질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단이 후성유전학적 노화(Epigenetic aging)를 최대 1.2년까지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식물성 식품에 포함된 영양소가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을 줄여 DNA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탄수화물을 먹으면 살이 찐다고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질’이 문제다. 2023년 《영국 의학 저널(BMJ)》에 게재된 연구는 정제 설탕, 가공 음료 등 ‘저품질 탄수화물’을 줄이고 통곡물, 과일, 비전분 채소 등 ‘고품질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는 것이 체중 관리에 훨씬 효과적임을 증명했다.
고품질 탄수화물, 즉 ‘착한 탄수화물’은 에너지는 물론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쓰촨대학교 광안병원의 지앙원징 전문의는 현미, 옥수수, 귀리 등 통곡물과 감자, 고구마, 토란 등 구근류, 그리고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콩류(팥, 완두콩, 병아리콩 등)를 대표적인 건강 탄수화물로 꼽았다. 반면 감자튀김, 과자, 가공 음료 등 ‘빈 칼로리’ 식품은 노화를 앞당기는 저품질 탄수화물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흰쌀밥과 밀가루 면은 무조건 피해야 할까? 베이징 우호병원의 리야루 전문의는 “정제 탄수화물은 소화가 잘되어 장이 약한 사람에게 적합하므로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거친 곡물(통곡물)과 정제 곡물을 적절히 혼합해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건강을 위한 이상적인 탄수화물 섭취 공식은 다음과 같다. 성인 기준 하루 200~300g의 곡물을 섭취하되, 그중 1/4에서 1/3(약 50~150g)은 통곡물로 채우는 것이 좋다. 여기에 매일 300g 이상의 신선한 채소와 200~350g의 제철 과일을 곁들이고, 밥을 지을 때 콩류를 섞으면 비타민 B군과 칼륨, 마그네슘 등을 효과적으로 보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