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청소년들이 전자담배를 처음 접하는 평균 연령이 16.9세까지 낮아진 가운데, 오프라인 단속을 피해 온라인상에서 교묘하게 이뤄지는 불법 판매와 광고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10일 베트남 보건당국과 교육계에 따르면, 공중보건대학교는 지난 9일 하노이(Hanoi)에서 열린 ‘2025년 성인 대상 신종 담배 광고 노출 실태 세미나’에서 하노이, 다낭(Da Nang), 후에(Hue), 호찌민(Ho Chi Minh City) 지역 대학생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대학생의 약 14%가 전자담배를 시도해 본 적이 있으며, 3%는 현재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62% 이상이 전자담배나 가열식 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었으며, 37%는 니코틴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오해하는 등 인체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15%의 학생은 담배 연기를 단순한 ‘수증기’로 생각했으며, 32%는 간접흡연조차 안전하다고 믿고 있었다.
조사팀을 이끈 쩐 티 프엉 타오(Tran Thi Phuong Thao) 박사는 “많은 청년이 전자담배를 ‘멋있다’거나 ‘자신감을 높여주는 도구’로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며 “심리적 안정을 준다는 잘못된 인식이 청소년 흡연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판매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64.3%가 문을 닫았으나, 판매 방식은 더욱 지능화됐다. 조사 대상 매장의 35%가 온라인으로 전환했으며, 이들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검열을 피하고자 전자담배를 ‘전기면도기’, ‘방향제’, ‘전동 칫솔 헤드’ 등의 이름으로 위장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고 노출 문제도 심각하다. 조사 대상 대학생의 39%가 최근 30일 이내에 온라인 광고에 노출됐다고 답했다. 주된 구매 경로는 페이스북(65%)이 가장 높았으며 틱톡(49%), 구글(48%), 유튜브(35%) 순이었다. 글로벌 통계에 따르면 2018~2025년 사이 약 60개국에서 34억 건의 신종 담배 광고가 노출됐으며, 이 중 40%가 25세 미만의 젊은 층인 것으로 집계됐다.
레 티 타인 흐엉(Le Thi Thanh Huong) 공중보건대학교 부총장은 “오프라인 판매 제한이 강화되자 기업과 판매자들이 인터넷과 SNS를 활용해 사용자 접근성을 유지하는 등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담배 없는 아이들을 위한 캠페인’의 부이 티 Thu 지앙(Bui Thi Thu Giang) 매니저 역시 “글로벌 담배 기업들이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청소년들을 공략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