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정부가 예고 없이 비자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고 규정을 강화하면서 현지 유학생들이 패닉에 빠졌다. 최근 애들레이드 대학교를 졸업한 유학생 탐(Tam) 씨는 3월 초 졸업생 비자(485 비자)를 신청하려다 정부 웹사이트에 표시된 수수료를 보고 경악했다. 기존 2,300호주달러였던 신청비가 하룻밤 새 4,600호주달러(한화 약 410만 원)로 100% 인상됐기 때문이다.
졸업생 비자는 유학생들이 학업을 마친 뒤 최대 3년간 현지에 머물며 경력을 쌓고 영주권으로 전환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필수 비자다. 2025년 초 1,945호주달러였던 이 비자의 수수료는 불과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두 차례나 인상됐다. 특히 이번 인상은 통상적으로 한 달 전 공지하거나 회계연도 시작일(7월 1일)에 맞춰 시행하던 관례를 깨고 웹사이트를 통해 ‘조용히’ 기습적으로 단행됐다는 점에서 유학생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공학 전공 졸업생 지미(Jimmy) 씨는 가디언(The Guardian)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유학생들을 마치 ‘ATM 기기’처럼 취급하고 있다”며 신뢰가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호주 정부의 파상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수수료 인상 발표 불과 2주 뒤, 직업 훈련 비자(407 비자) 규정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발표하고 바로 다음 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는 이른바 ‘무늬만 유학생’인 이들의 장기 체류를 막고 노동착취 위험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러한 급격한 정책 변화는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이민자 수를 조절하려는 호주 정부의 계획에 따른 것이다. 호주는 지난 2년간 졸업 후 취업 허가 기간을 4~6년에서 2~3년으로 단축하고, 영어 성적 및 재정 증명 요건을 대폭 강화해 왔다. 실제로 호주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신규 유학생 등록 수는 약 20만 2,000명으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이민 전문가들은 호주가 교육 수출 산업(2024/25 회계연도 기준 530억 호주달러 기여)의 중요성을 고려해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겠지만,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선발’로 정책 기조를 완전히 틀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특정 학과나 학교의 정원 제한, 저급 과정 단속, 학술 및 영어 요건 상향이 지속될 전망이다.
호주 유학을 계획 중인 학생들은 인력 수요가 높은 전공을 선택하고 대학의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사전에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 또한 비자 규정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수시로 정책 업데이트를 확인하고, 인상될 수 있는 수수료에 대비한 철저한 자금 계획과 영어 실력, 업무 경력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