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해협(Strait of Hormuz) 봉쇄가 3주째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항공사들이 잇따라 운항 취소 및 요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스웨덴 경제지 다겐스인두스트리(Dagens Industri)에 따르면 북유럽 항공사 스칸디나비아항공(SAS·Scandinavian Airlines)은 4월 1,000편 결항 계획을 발표했다. 앙코 반데르베르프(Anko van der Werff) SAS 최고경영자(CEO)는 “항공유 가격이 불과 10일 만에 두 배로 올랐다. 비용 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항공업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SAS는 이미 3월에도 수백 편을 취소했으며, 하루 약 800편을 운항하는 현 규모를 감안하면 현재의 감편 조치가 지나치게 과격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에어프랑스-KLM(Air France-KLM) 벤 스미스(Ben Smith) CEO는 동남아시아 행 12시간 장거리 노선의 급유에는 당장 문제가 없지만 귀항편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동남아시아는 유럽보다 걸프(Gulf) 지역 연료 의존도가 높다. 연료 없이는 비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에어프랑스는 호찌민시(Ho Chi Minh City)行 노선을 주 3편 운항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항공유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적 취약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지젯(easyJet) 켄턴 자비스(Kenton Jarvis) CEO는 “공급사들이 이제 월 단위가 아닌 주 단위로만 공급을 보장하고 있다”며 “향후 3주는 안정적이겠지만 4주 후, 즉 5월 중순부터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에어프랑스-KLM도 연료 공급이 불안정한 지역의 일부 노선 취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럽의 항공유 비축량은 약 한 달치 수준이나, 쿠웨이트(Kuwait)·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아부다비(Abu Dhabi) 정유 시설 공급 차질로 걸프 지역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국가들은 더 빠른 시점에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베트남 민간항공청(Civil Aviation Authority of Vietnam)이 3월 20일 아시아 지역 국제·지역 항공사 약 4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조사 결과, 60% 이상의 항공사가 이미 3월 중순부터 유류 할증료 또는 항공 요금을 인상했거나 인상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선 및 좌석 등급에 따라 5∼20% 인상이 일반적이며, 에어프랑스(Air France), 타이항공(Thai Airways),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 등은 유류 할증료를 별도 항목으로 분리하지 않고 기본 요금에 직접 반영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