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베트남 자동차 검사소에서 실시하는 디젤 차량 매연 테스트 방식이 노후 차량의 엔진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차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0일 베트남 자동차운송협회(VATA)는 검사 과정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는(Full acceleration) 현재의 측정 방식을 즉각 변경해달라는 건의안을 베트남 등록국에 제출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부터 전국 검사소에서 디젤 차량에 대한 강화된 매연 검사가 시행 중이다. 문제는 검사원이 배출가스 측정과 배기 시스템 청소를 위해 가속 페달을 최대치로 1~2초간 급격히 밟아야 한다는 규정이다. 이 과정에서 평소 정상적으로 운행되던 노후 차량의 엔진이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파손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여러 검사소에서는 검사 도중 엔진 커넥팅 로드가 부러지거나 엔진 블록이 파손되는 등 중대한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협회 측은 “일반적인 운행 조건이나 가파른 고갯길을 오를 때도 운전자는 페달을 절반 이상 밟지 않는다”며 “최대 설계 속도에 도달하게 만드는 현재의 방식은 엔진 온도를 급격히 높이고 윤활 성능을 떨어뜨려 엔진 수명을 단축시킨다”고 지적했다.
더욱 논란이 되는 지점은 책임 회피용 ‘서약서’다. 현재 검사소들은 차량 파손 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차주가 서명해야만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VATA는 “자동차 검사는 법적 의무 사항인데, 국가가 강제하는 검사로 인한 파손 위험을 차주에게 전가하는 것은 행정 절차상 매우 부적절한 강압”이라고 비판했다.
응우옌 반 꾸옌 VATA 회장은 “노후 차량이나 자동 속도 제한 장치가 없는 엔진의 경우, 가속 페달을 절반 정도만 밟아 실생활 주행 속도인 2,000~3,000rpm 수준에서 매연을 측정하도록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레 쭈이 띤 호찌민시 자동차운송협회장 역시 “많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센서나 컨베이어 벨트를 활용한 실질적인 측정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며 구식 검사 방법의 조속한 개선을 촉구했다.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매연 검사가 오히려 막대한 매연을 내뿜으며 시민의 소중한 자산인 자동차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당국의 제도 개선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