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 안에서 해가 뜨는 장면을 두 번 감상하며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는 꿈의 비행이 현실화된다. 15일 항공업계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호주 콴타스(Qantas) 항공은 오는 2027년 세계에서 가장 긴 두 개의 직항 노선인 시드니~런던(1만 7,000km) 및 시드니~뉴욕(1만 6,100km) 구간의 정기 운항을 시작한다. 중간 기착 없이 최대 22시간을 연속 비행하는 이 노선은 기존 경유 노선 대비 비행시간을 약 4시간 단축하며 항공 여행의 역사를 새롭게 쓸 전망이다.
이른바 ‘프로젝트 선라이즈’로 불리는 이 여정에는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에어버스 A350-1000ULR(Ultra Long Range) 기종이 투입된다. 콴타스는 이를 위해 20,000리터의 추가 연료 탱크를 장착한 특수 설계 항공기 12대를 주문했다. ‘선라이즈’라는 명칭은 야간에 이륙한 비행기가 서쪽으로 태양을 쫓아가며 아시아와 유럽(또는 북미) 상공에서 각각 한 번씩, 총 두 번의 일출을 보게 되는 독특한 경험에서 유래했다. 과거 1940년대에 7곳을 경유하며 4~5일이 걸렸던 이른바 ‘캥거루 루트’가 한 세기 만에 하루 미만의 단일 생활권으로 묶이게 된 것이다.
초장거리 비행에 따른 승객의 피로를 최소화하기 위한 혁신적인 기내 설계도 눈길을 끈다. 일반적인 A350 기종이 300석 이상을 배치하는 것과 달리, 콴타스는 좌석 수를 238석으로 과감히 줄여 공간 확보에 주력했다. 기내에는 스트레칭과 요가를 즐길 수 있는 ‘웰빙 존(Wellbeing Zone)’이 마련되며, 시드니 대학교 찰스 퍼킨스 센터와 협업해 시차 부적응을 방지하는 맞춤형 조명 시스템과 생체 리듬에 맞춘 식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 좌석에는 무료 고속 와이파이가 설치되어 지상과 다름없는 업무 환경을 보장한다.
콴타스 항공은 1920년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항공사 중 하나로, 1979년 비즈니스 클래스를 세계 최초로 도입하는 등 항공 산업의 혁신을 주도해 왔다. 데이비드 카온 디자인 총괄은 “항공기 무게, 안전, 미학적 요소와 승객의 편안함을 결합하기 위해 6명의 팀원이 2년간 풀타임으로 매달렸다”며 “항공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데뷔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콴타스는 올해 말 기체를 인도받아 내년 초 정식 운항에 앞서 호주와 뉴질랜드 구간에서 시험 비행을 실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