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세계보건기구(WHO) 베트남 사무소는 최근 다낭에서 발생한 집단 보툴리눔 중독 의심 환자 중 위독한 상태에 빠진 어린이 3명을 살리기 위해 스위스로부터 긴급 해독제 수송 작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이번 주 초 다낭의 한 병원에 발효 생선을 나눠 먹은 일가족 등 5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로 실려 오면서 시작됐다. 정밀 검사 결과 1명에게서 치명적인 보툴리눔 균(Clostridium botulinum)이 검출됐으며, 특히 15세, 11세, 7세인 어린이 3명은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이들이 섭취한 음식은 베트남 광남 고원지대에서 즐겨 먹는 발효 생선 요리인 ‘까 우 쭈아(Ca u chua)’로 알려졌다.
안젤라 프랫(Angela Pratt) WHO 베트남 대표는 “치사율이 매우 높은 보툴리눔 독소를 중화하기 위해 스위스에서 보툴리눔 항독소(BAT) 5병을 긴급 확보해 이송 중”이라고 전했다. 보툴리눔 독소는 단 1g만으로도 수백만 명을 살상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신경독소로, 해독제가 제때 투여되지 않으면 근육 마비와 호흡 곤란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번에 수송되는 해독제는 한 병당 가격이 약 8,000달러(약 1,000만 원)에 달하는 초고가 희귀 의약품이다. 발생 빈도가 낮아 평상시 비축량이 적기 때문에 이번처럼 응급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해외에서 긴급 공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수송된 해독제는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즉시 다낭 보건당국에 인계되어 환자들이 입원한 병원으로 직송될 예정이다.
베트남에서는 지난 2020년과 2023년에도 발효 음식 섭취로 인한 보툴리눔 중독 사고가 발생해 WHO가 스위스로부터 긴급 해독제를 지원한 바 있다. 현지 의료 전문가들은 “밀폐된 환경에서 발효된 음식은 산소가 없는 곳에서 번식하는 보툴리눔 균의 온상이 될 수 있다”며 “특히 가내에서 제조된 발효 식품 섭취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