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의 상징적인 가로수길인 랑(Lang) 거리에서 수령 80~90년에 달하는 사거(Xa cu) 노거수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잎이 모두 떨어지고 고사하는 현상이 발생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1일(현지 시각) 하노이시 건설국 산하 기술인프라관리센터에 따르면, 동다(Dong Da)구 랑 거리 460번지 인근에 위치한 사거 나무 세 그루가 잎이 하나도 남지 않은 채 앙상한 가지만 남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구간은 도로 중앙 분리대를 따라 수십 그루의 사거 나무가 울창한 터널을 이루고 있으나, 문제의 세 그루만 주변 나무들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며 말라 죽어가는 모습이다. 육안 확인 결과 이 나무들은 잎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줄기 껍질이 마르고 곳곳에서 나무 속살이 드러날 정도로 껍질이 벗겨지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이 같은 현상이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주민은 “전체 가로수 중 딱 몇 그루만 잎이 하나도 없이 죽어가는 모습이 매우 기이하다”며 “질병 때문인지 아니면 누군가 고의로 나무를 훼손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비바람이 불 경우 죽은 가지가 떨어지거나 나무 자체가 쓰러져 행인을 덮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노이 기술인프라관리센터 측은 해당 나무들이 2025년 11월부터 잎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센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자연적인 요인인지 아니면 외부의 인위적인 훼손에 의한 것인지 확언할 수 없다”며 “현장에 조사 인력을 급파해 정확한 상태를 진단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제거 등 적절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노이 시민들은 도시의 역사를 함께한 노거수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