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발 유가 폭등이 항공업계를 직격하며 항공사들의 운영 비용이 최대 70%까지 치솟는 초비상 사태가 발생했다. 항공유 가격이 이전보다 3배나 뛰어오르면서 “비행기를 띄울수록 적자가 쌓인다”는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9일 베트남 항공청은 업계 긴급회의를 소집해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급등 대책을 논의했다. 항공사 비용의 30%를 차지하는 연료비가 배럴당 200달러 선을 위협하면서, 베트남항공 등 국적사들의 재무 구조는 사실상 붕괴 직전이다.
연료 공급망도 끊길 위기다. 베트남 항공연료 공급의 70~80%를 담당하는 스카이펙(Skypec)과 페트롤리멕스(Petrolimex)는 3월 말까지의 물량은 확보했으나, 4월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외 공급처들이 중동 분쟁을 이유로 ‘불가항력(Force Majeure)’ 조항을 발동해 계약을 취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항공유뿐만 아니라 공항 장비용 디젤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공항 운영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항공사들은 정부에 파격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베트남항공은 항공유에 대한 환경보호세 면제를 요청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같은 유연한 운항 메커니즘 도입을 건의했다. 이에 항공청은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부 등에 유류세 감면, 석유 수입업체 및 항공사에 대한 대출 한도 확대 등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또한 외교부를 통해 수입국들과 협력하여 연료 운반선이 제때 도착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항공청은 업계의 자구책 마련도 촉구했다. 연료 사용 계획을 최적화하는 것은 물론, 일본·한국 등 기존 시장 외에도 아프리카, 인도, 동유럽 등 잠재력이 큰 신규 노선을 개척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라는 지침이다. 웅 비엣 중 항공청장은 “모든 단위가 결연한 의지로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전례 없는 위기 극복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중동의 포성이 멈추지 않는 한, 베트남 하늘길을 지키기 위한 항공업계의 ‘기름 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