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인구 대체 수준(2.1명) 아래로 떨어진 합계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년 약 1조 8,000억 동(미화 6,800만 달러, 한화 약 937억 원)을 투입하는 파격적인 현금 보상안을 추진한다.
27일 베트남 보건부 산하 인구국에 따르면, 이번 제안은 둘째 아이를 출산하는 여성에게 최소 200만 동(약 76달러)의 현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히 소수 민족, 출산율이 낮은 지역 거주자, 35세 이전 둘째 출산 등 세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할 경우 최대 600만 동(약 228달러)까지 중복 수혜가 가능하다. 보건부는 지난 22일 법무부에 초안을 제출했으며, 승인될 경우 베트남 최초의 인구법이 시행되는 오는 7월 1일에 맞춰 발효될 예정이다.
이미 호찌민시는 2024년 말부터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근 빈즈엉성과 바리어붕따우성을 통합하며 인구 1,400만 명의 거대 도시가 된 호찌민시는 35세 이전에 둘째를 낳은 산모 약 9,000명에게 300만~500만 동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현재 호찌민시의 합계출산율은 1.51명으로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의 인구 위기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1년 2.11명이었던 전국 합계출산율은 2024년 역대 최저치인 1.91명까지 떨어졌고, 2025년 1.93명으로 소폭 반등했으나 하락 추세는 하노이와 호찌민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동아시아 이웃 국가들과 유사한 인구 감소 궤적에 진입했으나, 경제 발전 단계는 훨씬 초기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보건부는 출산 장려금 외에도 선천성 질환 선별 검사를 위해 연간 약 2조 동(약 7,600만 달러)을 추가로 편성할 계획이다. 임산부는 산전 선별 검사비로 90만 동, 신생아 선별 검사비로 60만 동을 지원받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현금 지원이 실제 출산율 반등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지 인구학자들은 도시 생활비 몇 주치에 불과한 보너스가 부부들의 둘째 출산 결정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