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백악관이 이란 공습 실황과 유명 할리우드 영화 장면을 교차 편집한 영상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7일 백악관 공식 X(옛 트위터) 계정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지난 6일 ‘미국식 정의(American Justice)’라는 제목의 42초 분량 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영상은 영화 ‘아이언맨’의 대사 “일어나세요, 아빠가 집에 왔어요”로 시작된다. 이는 마크 뤼터 NATO 사무총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국제 문제를 다루는 ‘아버지’ 같은 인물로 비유했던 발언을 차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탑건: 매버릭’, ‘브레이브하트’, ‘글래디에이터’, ‘브레이킹 배드’, ‘존 윅’ 등 유명 작품들의 액션 장면이 미군이 공개한 실제 이란 공습 영상과 긴박하게 교차 편집되어 등장한다.
영상이 공개되자 영화계는 즉각 반발했다. 영화 ‘트로픽 썬더’의 감독이자 배우인 벤 스틸러는 자신의 작품이 선전 도구로 사용된 것에 분노하며 “우리는 이 영상의 일부가 되는 것을 허용한 적이 없으며 원치도 않는다. 전쟁은 영화가 아니다”라며 영상 삭제를 공식 요구했다. 백악관은 또 다른 게시물에서 게임 ‘그랜드 테프트 오토(GTA): 산 안드레아스’의 유명한 밈(Meme)을 이란 공습 영상에 lồng ghép(합성)해 조롱 섞인 홍보를 이어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보가 기존 미국 대통령의 품격과 소통 규범을 무시하고, 온라인상의 자극적인 문화를 정치적 선전에 적극 활용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소통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전임 오바마 대통령 부부를 원숭이에 합성하거나, 자신을 ‘트럼프 왕’으로 묘사한 AI 생성 영상을 게시해 인종차별 및 민주주의 훼손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영상 게시로 인해 미국의 전쟁 수행을 희화화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백악관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제 사회는 국가 간의 무력 충돌을 오락거리처럼 소비하는 백악관의 미디어 전략이 동맹국과의 신뢰는 물론 국제적인 여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