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Greenland)를 어떤 방식으로든 장악하겠다는 발언을 이어가는 가운데, 공화당 의원들이 잇따라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레드라인’을 긋고 나섰다고 20일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네브래스카(Nebraska)주 출신 공화당 하원의원 돈 베이컨(Don Bacon)은 지난주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지난 한 주 내내 그린란드 장악 방안을 언급하며 그린란드가 미국의 일부가 되지 않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했는데, 나는 공화당원들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북극권에 위치한 이 섬에 대한 군사 공격은 “재앙적인 생각”이며 트럼프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컨 의원은 “많은 공화당원들이 이 문제로 분노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위협을 행동으로 옮긴다면 그의 대통령직에 종지부가 찍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컨 의원은 덴마크(Denmark)의 자치령인 그린란드 병합을 지속적으로 거론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하게 반대 목소리를 낸 유일한 공화당 의원이 아니다.
공화당 상원의원 톰 틸리스(Thom Tillis)는 의회 양당 의원들이 그린란드 장악을 위한 군사적 조치를 막기 위해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밝혔다.
틸리스 의원은 “그린란드를 불법적으로 장악하려는 상륙 작전 조짐이 보이면 대통령의 거부권에도 불구하고 전쟁권한결의안을 통과시킬 충분한 표를 확보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민주당 상원의원 루벤 갈레고(Ruben Gallego)는 지난주 그린란드 관련 전쟁권한결의안 초안을 작성했다. 이 결의안은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모든 무력 사용에 의회의 승인을 의무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초안은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지지를 받았으나 아직 상원 표결에 부쳐지지 않았다.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의회로 재송부돼 재표결에 붙여진다. 재표결에서 의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결의안이 발효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이를 거부할 수 없다.
이러한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는 의원들이 덴마크를 비롯한 미국 동맹국들을 안심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나왔다. 하원과 상원의 초당적 의원단이 지난 16일 코펜하겐(Copenhagen)을 방문해 그린란드에 대한 군사 행동이 의회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직접 전달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리사 머카우스키(Lisa Murkowski)는 덴마크와 그린란드 지도자들과 만난 후 “그린란드는 자산이 아닌 동맹으로 인식돼야 하며 이것이 우리 대표단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 존 툰(John Thune)은 대표단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지난 15일 기자들에게 초당적 의원단이 전달하는 메시지에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여기서는 논의되거나 검토되는 일부 방안에 누구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저항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 2기 임기 중 공화당 의원들과 대통령 사이의 가장 깊은 균열 중 하나를 반영한다.
공화당 상원의원 미치 매코널(Mitch McConnell)도 상원 연설에서 무력으로 그린란드를 장악하려는 발상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실행할 경우 “전례 없는 전략적 손상”을 초래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 중요한 동맹 관계를 “소각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하원의원 제프 허드(Jeff Hurd)는 그린란드 문제에 대한 행정부의 메시지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이는 동맹국을 대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린란드에서의 모든 군사 행동에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한계는 “개인 윤리”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의원들은 대통령이 그린란드 문제에서 의회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현실을 인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