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24일 저녁, 베트남 북부 남딘(Nam Dinh)성 하이아인(Hai Anh)현 팜파오(Pham Phao) 성당 광장에 2,000여 명의 신자가 모였다. 120년 된 고딕 양식 성당을 배경으로 금관악대의 크리스마스 이브 연주와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17세기 건립된 성당, 1905년 현재 모습으로 재건
팜파오 성당은 부이쭈(Bui Chu) 교구에 속하며, 17세기에 대나무와 잎으로 처음 지어졌다. 1800년에 목조 5칸 건물로 재건됐고, 1895년 착공해 1905년 완공된 현재 건물은 통짜 느티나무(gỗ lim)로 지어졌다. 동양 전통 양식과 고딕 양식이 결합된 이 성당은 부이쭈 교구의 중요한 건축물로 꼽힌다.
100년 역사 금관악대… 35명 연주자 모두 마을 주민
팜파오 금관악대는 20세기 초에 창단됐다. 서양에서 유래해 ‘서양 악단(nhạc Tây)’이라고도 불린다. 악대장 응우옌쿠에(Nguyen Khue)에 따르면 현재 약 35명의 연주자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마을 주민으로 아버지 세대로부터 연주법을 전수받았다.
악단은 크리스마스, 교구 개막식, 본당 순례 주간 등 주요 행사 약 일주일 전부터 함께 연습한다.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겨울밤(Đêm đông)’과 ‘삼위일체의 새 군사(Tân binh ba ngôi)’를 연주했다.
금관악기 제작 마을… 악기 하나에 부품 250개, 수작업 제작
팜파오 마을은 금관악기 제작과 수리로 유명하다. 악기 하나에 180~250개의 부품이 들어가며, 평평하게 편 동판을 손으로 두드리고 자체 제작한 절곡기로 구부려 만든다. 클라리넷, 색소폰, 트럼펫이 주요 생산 품목이며, 장인은 기계 기술뿐 아니라 음악적 지식과 예민한 청각을 갖춰야 정확한 음을 낼 수 있다.
악단이 보유한 수자폰(sousaphone) 2대는 연주자 몸을 감싸는 형태로, 나팔 입구가 위나 앞을 향해 야외에서 소리가 멀리 퍼진다. 주로 저음부와 리듬을 담당하며 합주의 기반을 잡는다.
성탄 미사 후 성물 나눔… 마을마다 구유 장식
성당은 정문부터 지붕까지 불꽃놀이 줄을 설치했다. 미사가 시작되고 신자들이 기도문을 읽는 동안 불꽃이 터졌다. 미사가 끝나면 신자들은 줄을 서서 신부로부터 과자와 성물, ‘말씀(Lời Chúa)’이 적힌 쪽지를 받았다. 평화와 축복을 나누는 전통이다.
마을 곳곳에서는 가족들이 직접 만든 구유(베들레헴 동굴) 장식 앞에 모여 연회를 즐겼다. 구유 하나를 만드는 데 1,000만~2,000만 동(약 55만~110만 원)이 들며, 새해 무렵까지 유지된다.
팜파오 성당 질서위원장 팜반탕(Pham Van Thang)은 “올해는 주변 본당들이 문화 행사를 열지 않아 예년보다 참석자가 더 많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