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Hà Nội)에 사는 40세 Kiệt 씨는 아버지의 폐암 치료비 명세서를 들여다보며 부부가 모아둔 저축이 앞으로 몇 차례의 항암 치료밖에 버티지 못한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담당 의사가 기존 치료보다 효과가 기대되는 신약이 있다고 알려왔지만, 비용이 높고 보험 급여도 전액 적용되지 않는다는 말에 그는 말없이 자리를 지켰다. 아버지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길 수 있지만, 그 짐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외동아들인 Kiệt 씨는 책임을 나눌 형제가 없었다. 수년간 모아 장만한 자동차가 가장 먼저 팔려나갔고, 매각 대금은 곧바로 병원 계좌로 이체됐다. 이후 결혼 예물로 받은 금, 적금 통장, 집에 남아 있던 귀중품이 차례로 사라졌다. 무언가를 팔 때마다 그는 스스로에게 ‘아버지가 한 번의 치료를 더 받을 수 있다면, 아직 희망이 있다’고 되뇌었다.
암 치료비 마련을 위해 전 재산을 처분하는 사례는 Kiệt 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억~수십억 동에 달하는 암 치료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자동차와 토지, 결혼 예물까지 내다 파는 가정이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더라도, 값비싼 신약이 반드시 더 높은 생존 기회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고가의 항암 치료가 일부 환자에게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암의 종류와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고 밝혔다. 가족이 경제적으로 파탄에 이를 때까지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과 가족 전체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암 치료비 부담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와 건강보험 급여 범위의 한계를 드러내는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신약이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환자 가족은 전액 자비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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