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길, 출장길, 혹은 국도·고속도로 위의 평범한 수십 킬로미터 여정. 언제나처럼 이어질 것 같던 그 순간, 낯선 소음 하나, 갑작스레 점등된 경고등, 또는 타이어 파열음 하나로 핸들을 쥔 운전자는 순식간에 도로 한복판에 고립된 신세가 된다.
차가 갑자기 멈춰 섰을 때 운전자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구조대의 사이렌 소리도, 정비 기술자의 모습도 아니다. 오직 막막함뿐이다.
달리다 멈춰선 차들
밤 10시가 가까워질 무렵, 초여름 첫 비가 호찌민시를 훑고 지나간 뒤 도로 곳곳에는 빗물이 고였다. 이 시간에도 자동차 긴급출동 구조 종사자들은 어딘가에서 호출을 기다리며 대기 중이다.
이들의 일은 단순한 견인 작업이 아니다. 타이어 교체, 배터리 방전 처리, 연료 공급, 간단한 엔진 점검까지 현장에서 즉각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속도로나 외곽 국도처럼 인적이 드문 곳에서의 출동은 안전 위협을 감수해야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업계 종사자들에 따르면 호찌민시의 자동차 긴급출동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차량 등록 대수가 늘고 장거리 운행이 일상화되면서 도로 위 돌발 상황도 함께 늘어난 탓이다. 명절 연휴나 우기(雨期)에는 출동 건수가 평소의 몇 배에 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직종은 여전히 열악한 근무 환경과 낮은 처우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시간 대기 체계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심야·새벽 출동이 잦고, 폭우나 폭염 속에서도 작업을 이어가야 한다. 사고 차량 후방에서 작업하다 2차 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들이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하나다. 길 위에 홀로 남겨진 누군가가 반드시 도움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