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객기 기내에서 좌석 사이 틈새로 떨어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전자기기를 승객이 무리하게 직접 꺼내려고 시도하는 행위는 공중에서 항공기 폭발 및 화재라는 최악의 참사를 유발할 수 있어 전 세계 항공업계가 절대 금지 지침을 내리고 있다.
11일 항공 안전 당국 및 글로벌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항공사들은 기내 안전 방송을 통해 전자기기가 좌석 틈새로 빠졌을 경우 절대로 좌석을 조작하거나 스스로 손을 집어넣어 기기를 꺼내지 말고, 즉시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경고의 핵심 이유는 전자기기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의 물리적 취약성 때문이다. 특히 비즈니스석이나 일등석 등 고급 가변형 좌석은 등받이를 눕히고 다리 받침대를 올리기 위해 내부가 수많은 금속 톱니바퀴와 복잡한 기계 장치로 얽혀 있다. 스마트폰이 이 금속 rãnh(홈) 사이에 끼인 상태에서 승객이 당황해 좌석 전동 스위치를 조작하거나 물리적인 힘을 가하면, 기계 장치가 스마트폰을 강력하게 압착하면서 내부 배터리를 순식간에 찌르고 짓누르게 된다.
리튬 배터리 안전 전문가인 폴 크리스텐슨(Paul Christensen) 박사는 배터리가 물리적으로 압착되거나 구멍이 뚫릴 경우 배터리 내부의 양극과 음극이 직접 닿는 단락 현상이 일어나며 내부 온도가 제어 불능 상태로 치솟는 ‘열폭주(Thermal runaway)’ 현상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열폭주가 시작되면 배터리 내부에서 연쇄적인 화학 반응이 일어나며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유독 가스와 함께 섭씨 수백 도에 달하는 폭발적인 불길이 치솟는다.
산소가 풍부하고 밀폐된 비행기 객실 안에서 발생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일반 소화기로 쉽게 진화되지 않아 항공기 운항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위협이다. 실제로 지난 3월 25일 휴스턴으로 향하던 유나이티드 익스프레스 여객기 기내에서 승객의 리튬 배터리가 열폭주로 연기를 뿜어내자 조종사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샌안토니오로 긴급 회항했다. 앞서 2월 22일에도 알래스카 항공 객실 내에서 스마트폰이 과열 폭발해 객실이 연기로 가득 차고 승객이 화상을 입어 위치타 공항으로 회항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미 연방항공청(FAA)이 리튬 배터리와 보조배터리를 위탁 수하물이 아닌 반드시 기내 휴대 수하물로만 들고 타게 강제하는 이유도 이처럼 눈앞에서 즉각적인 화재 진압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기내에서 전자기기를 떨어뜨렸을 때는 기기를 만지거나 좌석을 움직이지 말고 즉시 객실 승무원을 호출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행동 요령이다. 항공사 승무원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좌석 내부 구조를 안전하게 분해하거나 틈새에 접근할 수 있는 전문 장비와 대응 매뉴얼을 숙지하고 있다. 아울러 FAA는 비행 중 전자기기가 비정상적으로 뜨거워지거나,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고, 타는 냄새나 연기가 날 경우에도 즉시 승무원에게 신고해야 하며, 승무원들은 전용 특수 방화 백(Heat-resistant bag)을 사용해 기기를 격리함으로써 연쇄 화재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그만 스마트폰 하나를 직접 건지려다 여객기 전체의 안전을 인질로 잡을 수 있는 만큼, 기내에서의 철저한 수칙 준수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