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지속 가능한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 임대주택 공급을 외곽 지역이 아닌 도심 중심부나 공공기관·공장 이전 부지를 중심으로 전격 전개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안이 나왔다.
6일 부동산 업계 및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국가교수이사회 부위원장인 호앙 반 끄엉 교수는 최근 열린 ‘합리적 가격의 임대주택 시장 발전 정책 토론회’에서 임대주택 시장 활성화는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필연적인 추세라고 진단했다. 과거 세대는 한 직장이나 지역에 오래 머물며 ‘내 집 마련’을 당연시했으나, 현재의 젊은 세대는 직장과 생활 환경을 자주 바꾸기 때문에 주택 소유 대신 임대 수요가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끄엉 교수는 성공적인 임대주택 시장 형성을 위해 정부가 도시 공간 개발을 주도하는 사령탑 역할을 맡고 민간이 참여하는 총체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상업용 주택을 짓는 대신 도심 중심부나 개발 구역, 또는 시내 공공기관 및 공장이 이전하고 남은 유휴 부지를 임대주택 건설에 우선 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의 대도시들이 이제 막 본격적인 자산 시장으로 전환되는 단계인 만큼,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이나 지방 심층부에 임대주택을 지을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지적이다. 도심 유지 관리 비용이나 토지 사용료 부문에서 정부가 세제 혜택을 지원한다면 충분한 수요가 뒷받침되어 건설사들도 재무적 타당성을 맞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원환경부(농업환경부) 산하 토지관리국의 부 씨 기엔 부국장 역시 대중교통 지향형 개발(TOD) 중심의 고밀도 도심 구역에 임대주택을 연계하는 방안에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곳이 젊은 층과 사무직 직장인, 전문가들이 밀집하는 핵심 지역이기 때문이다. 기엔 부국장은 이와 함께 산업단지 근처에도 저소득 근로자를 위한 임대주택을 확충해야 하며, 관련 토지는 국가 소유지를 우선 제공하고 민간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토지 사용료를 면제하거나 최소한으로 부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현재 부동산 시장 전체에서 임대주택에 대한 구체적인 수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지자체별로 정확한 수요를 파악한 뒤 토지를 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간 건설업계에서는 재무적 매력도가 낮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고경영자(CEO) 그룹의 도안 반 빈 의장은 최근 매입한 메린 지역 프로젝트의 경우 토지 사용료가 총원가의 33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고 토로했다. 빈 의장은 임대주택 사업은 대규모 자본을 먼저 투입하고 소액으로 회수하는 구조인데, 연간 수익률이 2에서 4퍼센트에 불과해 현재 10에서 12퍼센트에 달하는 은행 예금 금리보다 훨씬 낮아 자금 조달 및 사업 지속이 어렵다고 고충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응우옌 광 뚜옌 교수는 향후 토지법, 주택법, 부동산사업법 개정 시 임대주택 관련 별도 조항을 명시하고, 민간 기업이 토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인센티브 메커니즘을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에 대해 응우옌 반 신 건설부 차관은 “정부가 임대주택 시장에서 선도적인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총리의 지시가 있었다”며 규제 완화와 사회적 자원 유치를 위한 정책 보완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레 민 흥 총리는 하이퐁, 광닌, 박닌, 닌빈, 흥옌 등 5개 지자체장과의 회의에서 현재 대부분의 공장 근로자들이 화재 안전이나 환경 위생에 취약한 민간 자발적 쪽방촌에 거주하고 있는 반면, 일부 국유 자산 주택은 방치되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흥 총리는 주택 정책의 패러다임을 ‘분양’ 중심에서 ‘상업 및 임대 전환’으로 강력하게 혁신해야 한다고 천명하며, 제도와 계획, 금융 신용 도구를 총동원해 집을 소유할 여력이 없는 서민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장기 임대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기반을 조성하라고 령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