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부동산과 주식시장에서 과도한 투기와 단기 차익 거래(단타), 가격 띄우기로 시세를 조작하던 시대가 저물고 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30일 베트남 금융업계와 현지 소식에 따르면 껀 반 룩(Cấn Văn Lực) BIDV 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교육연구원장은 최근 녓비엣 증권(VFS)이 주최한 ‘2026년 주식시장-새로운 성장 주기’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당국이 임대용 아파트 공급에 집중하고 부동산 투기를 단속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후 관련 주가가 급락하며 시장이 동요하자 룩 박사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다소 과도하다고 짚었다.
룩 박사는 현재 베트남의 주택 수요, 특히 서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적정 가격대의 주택 수요는 여전히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현재 베트남의 주택 공급은 전체 수요의 약 60퍼센트만 충족하고 있어 여전히 40퍼센트가 부족한 상태다. 더욱이 공급 구조 자체가 고가 및 프리미엄 아파트에만 쏠려 있어 대다수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중저가 주택은 심각한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지난 1년여간 사회주택 70만 호 이상이 추가로 공급되며 사정이 일부 개선됐으나, 일반 민간 분양 시장의 중저가 상업주택 부족은 여전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룩 박사는 향후 주택 시장이 단순 ‘매매’ 중심에서 벗어나 ‘매매, 임대, 분양 전환형 임대’라는 세 가지 모델로 다변화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근로자나 대학생은 임대를 선호하고 장기 정착을 원하는 이들은 소유를 원하므로 지역별 수요에 맞춰 세 분구가 동시에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정책 기조 역시 매매 시장을 완전히 임대로 돌리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소외됐던 임대 시장을 정상화하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일부 부동산 주가가 급락한 현상에 대해 룩 박사는 투기성이 짙은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서 바로 되파는 식으로 단계별 중간 마진을 붙여 가격을 부풀리던 투기의 시대는 끝났다며 주식시장 역시 단타성 투기가 줄어들고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부동산 거래의 80퍼센트 이상이 매입 후 1년 이내에 되파는 단기 전매였던 반면, 선진국은 이 비율이 20~30퍼센트에 불과하다. 이처럼 과도한 전매가 거품을 키워왔기 때문에 투기성 비즈니스 모델에 의존해온 기업들은 타격을 입겠지만, 실수요에 맞춘 우량 기업들은 오히려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론에 참여한 금융정보업체 피인그룹(FiinGroup)의 도 홍 번(Đỗ Hồng Vân) 데이터분석팀장 역시 부동산주는 본래 투기성이 강하고 정책 뉴스에 민감해 단기 하락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동조했다. 다만 이번 정책 변화가 오히려 시장의 옥석을 가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향후 법적 분쟁이 없고 즉시 착공 가능한 청정 부지(Clean Land)를 보유한 기업, 그리고 대다수 대중이 접근 가능한 적정 가격대 주택 개발 역량을 갖춘 건설사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