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증시의 벤치마크인 VN지수(VN-Index)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는 상승 랠리를 펼치는 상황에서도 대표적인 소외 업종이었던 은행주가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며 증시의 새로운 버팀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은행업계의 전반적인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여전히 매력적인 저평가 구간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9일 베트남 금융투자업계와 안빈증권(ABS)에 따르면 최근 빈그룹(Vingroup) 등 대형 부동산주들이 조정을 받는 사이 테콤뱅크(TCB), VP뱅크(VPB), 아시아상업은행(ACB), 오리엔트상업은행(OCB), VIB, TP뱅크(TPB) 등 주요 은행주들이 일제히 상승하며 VN지수를 지탱했다. 특히 OCB는 5.73% 급등했고 다른 시가총액 상위 은행들도 2% 이상 동반 상승했다. 거래대금 상위 4개 종목을 모두 은행주가 휩쓸면서 그동안 장기 횡보하던 ‘금융 대장주’로의 자금 유입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올해 1분기 재무제표 기준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27개 은행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은 약 1.5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새콤뱅크(STB), 록팟베트남은행(LPB), 비엣콤뱅크(VCB) 등 일부 은행의 P/B가 2배를 웃돌고 있으나, 밀리터리뱅크(MBB), 비엣인뱅크(CTG), TCB, VPB, SHB 등 대형 시중은행들의 P/B는 업종 평균보다 낮은 1.5배 미만에서 거래되고 있다. 드래곤캐피털의 보 응우옌 과 투안(Võ Nguyễn Khoa Tuấn)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은행업은 VN지수 시가총액의 약 40%를 차지하는 경제의 중추”라며 “많은 종목이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있고, 2025년 이후 연평균 15~20%의 견고한 이익 성장세가 기대되는 만큼 향후 2~3년을 내다본 투자 주기에서 매우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은행주로 수급이 개선된 핵심 배경으로 향후 시중 금리 상승 압력이 완화되면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을 꼽았다. 응우옌 세 민(Nguyễn Thế Minh) 안빈증권 투자은행(IB) 부문 이사는 “베트남중앙은행(SBV)이 경제 회복 지원을 위해 시중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정책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실제로 지난 5월 중앙은행은 자금 조달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반 행위를 엄격히 단속하는 특별 점검 지침을 연이어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거시경제적 측면에서도 하반기 대내외 악재가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고 국제 유가가 하향 조정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수장 교체와 맞물려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나 올해 하반기 중 최소 한 차례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시장의 합의가 형성되면서, 베트남 국내 환율과 금리 압박도 유의미하게 낮아질 전망이다.
국내 은행 시스템의 유동성 여건도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과 올해 상반기까지는 자금이 금(金) 시장 등 다른 투자 자산으로 분산되면서 일시적인 유동성 압박이 있었으나, 최근 금값이 연일 하락세를 타면서 이탈했던 자금이 점차 정기예금으로 유턴하는 흐름이다. 아울러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끝난 후 많은 은행이 자본 확충을 위한 증자 계획에 본격 착수했으며, 글로벌 저금리 기조를 활용해 해외 채권(발행)을 통한 장기 유동성 백업 라인 구축에 나서고 있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단순한 저평가 매력만으로는 강력한 주가 상승 랠리를 촉발하기에 부족하며,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일 확실한 촉매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가와 금리는 통상 역행하는 만큼 금리 하향 안정이 선행되어야 하며, 향후 국영 은행들의 정관자본 증자 모멘텀, NIM의 완연한 회복, 베트남 증시의 신흥시장 승격(MSCI·FTSE 선진화) 이슈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래 성장을 위한 자본 확충 수요와 맞물려 외국인 소유 한도(외인 룸)를 기존 30%에서 35%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연말이나 내년 초에 구체화할 경우, 저평가된 베트남 은행주에 역대 최대 규모의 강력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