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시 명칭 사용 50주년을 앞두고 시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 성적이 놀라운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올해 1분기 호찌민시에 유입된 FDI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며 경제 회복의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시 당국은 이러한 낙관적인 흐름을 이어가 올해 전체 유치 목표를 상반기 내에 조기 달성한다는 공격적인 계획을 세웠다.
26일 호찌민시 재무국 및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호찌민시의 FDI 유치액은 약 29억 달러(약 4조 원)를 기록해 2025년 1분기 대비 220% 이상 급증했다. 이번 수치의 핵심은 단순한 금액의 증가를 넘어 투자 프로젝트의 ‘질적 변화’에 있다. 싱가포르 틱톡숍(TikTok Shop)이 정보통신 분야에 1억 2,5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네덜란드의 MSD 애니멀 헬스(MSD Animal Health)가 과학기술 분야에 8,000만 달러를 증자하는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의 투자가 두드러졌다.
호찌민시는 2분기를 FDI 유치의 ‘골든 타임’으로 보고 역대 최대 규모인 약 89억 달러를 유치할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이 목표가 실현될 경우, 호찌민시는 연간 목표액인 110억 달러를 상반기 6개월 만에 모두 채우게 된다. 이를 위해 시는 반도체 및 첨단 기술 분야의 글로벌 기업인 AMD, 엔비디아(NVIDIA), 퀄컴(Qualcomm)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최소 4개 이상의 반도체 관련 대형 프로젝트를 유치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호찌민시의 이러한 성과가 강력한 제도적 뒷받침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쯔엉 민 후이 부(Trương Minh Huy Vũ) 호찌민시 발전연구원(HIDS) 원장은 “투자 처리 시간을 50% 단축한 국회 결의안 제260호와 토지 관리, 도시 철도 등 고질적인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됐다”며 “수십 년간 지연됐던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빠르게 해결되는 모습이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호찌민 국제금융센터(ITFC) 건립 추진도 자본 유입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 핀테크, 토큰화 등 혁신적인 금융 모델을 시험할 수 있는 ‘샌드박스’형 금융 체제가 구축되면서 호찌민시는 단순한 제조 거점을 넘어 동남아시아의 금융 관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응우옌 흐우 후안(Nguyễn Hữu Huân) ITFC 부의장은 “호찌민시가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를 잇는 메콩 유역의 금융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FDI 흐름이 금융 시스템의 깊이를 더해 금융센터 승격의 핵심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1분기 FDI 유입 경로 중 지분 참여 및 주식 매수 방식도 활발했다. 인도네시아 투자자가 VLD 투자금융에 17억 달러 이상을 출자한 것을 비롯해 한국의 자이트 엘리베이터(Zeit Elevator)가 VGSI 엘리베이터에 4,14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다양한 국적의 자본이 호찌민시 경제 생태계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