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의 대표적인 ‘전략가’로 꼽히는 응우옌 훙(Nguyen Hung) TPBank 대표가 현재의 은행 관리를 ‘좁은 이불’을 덮는 과정에 비유하며, 규제와 안전이라는 제약 속에서도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공간을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0년 넘게 구조조정의 파고를 넘어온 그는 이제 TPBank를 단순한 대출 기관이 아닌 다차원적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TPBank는 올해 수익 목표를 전년 대비 12% 성장한 약 10조 3,000억 동으로 설정하고 주주총회에 상정했다. 응우옌 훙 대표는 “사실 20% 이상의 성장을 달성할 역량은 충분하지만, 중앙은행(SBV)의 엄격한 안전 지표 준수와 기업들의 회복 속도를 고려해 신중한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특히 단기 자금의 중장기 대출 비중 25% 제한, 부동산 대출 위험 가중치 2.5배 적용 등은 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좁은 이불’과 같은 환경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TPBank는 이러한 신용 성장 한계에 매몰되지 않고 서비스 수익 다각화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현재 많은 은행이 이자 이익(NII)에 70~80% 의존하는 것과 달리, TPBank는 보증, 신용장(LC), 디지털 결제 등 비이자 이익 비중이 업계 최고 수준이다. 훙 대표는 “우리는 단순한 대출자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며 “서비스 부문에 집중하는 것은 좁은 이불에 새로운 천 조각을 덧대어 크기를 키우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TPBank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뼈속까지 바꾼’ 디지털화다. 훙 대표는 단순히 겉모습만 바꾼 ‘디지털 연극’을 경계하며, AI와 OCR(광학 문자 인식)을 활용해 대출 심사부터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시스템을 구축했다. 실제로 2025년 한 해에만 약 500명의 백오피스 인력을 자동화로 대체하며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과거 해외 파트너에게 매일 수천 달러를 지불하며 의존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스 코드(Source code)를 직접 구매해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기술 자율성’을 확보한 점이 주효했다.
고객 경험 측면에서도 혁신은 계속되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챗페이(ChatPay)’ 서비스는 메시지창에 복사된 송금 정보를 자동으로 인식해 찰나의 순간에 이체를 완료한다.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QR 코드 기반의 즉시 대조 시스템을 제공해 별도의 장부 기록 없이도 수백 건의 거래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편리함은 단순한 서비스를 넘어 고객을 끌어당기는 강력한 ‘디지털 자석’ 역할을 하고 있다.
미래 전략도 구체적이다. TPBank는 2026년 다낭 국제금융센터 내에 특화 자회사(은행)를 설립할 계획이다. 약 3,000억 동의 자본금을 투입해 설립될 이 자회사는 국내 규제의 틀을 넘어 국제 자본과 직접 연결되는 ‘금융 보세구역’ 역할을 하게 된다.
응우옌 훙 대표는 “수조 동의 이익은 성장의 지표일 뿐, 우리의 진정한 열망은 독자적인 코드로 고객에게 최상의 속도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철저한 알고리즘과 AI로 무장한 TPBank는 변동성이 큰 경제 환경이라는 줄 위에서 단순히 떨어지지 않는 것을 넘어, 자부심을 갖고 춤을 출 수 있는 기술적 내성을 갖췄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