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조” 소고기 내장국 두고 그리스-튀르키예 ‘2라운드 미식 전쟁’ 발발

“우리가 원조” 소고기 내장국 두고 그리스-튀르키예 ‘2라운드 미식 전쟁’ 발발

출처: VnExpress Travel
날짜: 2026. 4. 22.

커피와 바클라바, 포도잎 쌈(돌마)을 두고 수세기 동안 소유권 분쟁을 벌여온 그리스와 튀르키예가 이번에는 소 내장으로 끓인 ‘해장국’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그리스 측이 이 요리를 유네스코(UNESCO)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 하자, 튀르키예 매체들이 “우리 문화의 자부심을 도용하고 있다”고 맹비난하며 나선 것이다.

23일 미식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팟사(Patsa)’ 전문점을 운영하는 디미트리스 차루하스(Dimitris Tsarouhas)는 이 요리를 그리스 고유의 전통 음식으로 공인받기 위한 유네스코 등재 신청서를 준비 중이다. 그는 이 요리의 기원이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주장하며 고대 역사적 근거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인들은 소의 위장과 발을 넣고 푹 고아낸 이 국물이 위궤양 치료와 숙취 해소에 탁월하다고 믿는다. 53세의 식당 주인 차루하스는 “오디세이아에서 페넬로페가 구혼자들을 위해 준비한 잔치 음식이 바로 이 요리”라며 “순수 콜라겐 함량이 33.4%에 달해 관절 회복과 위장병에 좋다”고 강조했다. 비록 의학적 검증은 완료되지 않았으나, 그리스인들에게 ‘팟사’는 수 세대를 내려온 소울푸드로 통한다.

이에 대해 튀르키예 측은 즉각 반발했다. 튀르키예에서는 이를 ‘이슈켐베(İşkembe)’라고 부르며 수백 년간 서민들의 아침을 책임져온 국민 음식으로 여긴다. 이스탄불의 유명 식당들은 매일 새벽 4시부터 내장을 삶기 시작해 손님을 맞이한다.

튀르키예 식당 주인 알리 튀르크멘(59)은 “바클라바 때와 마찬가지로 그들은 우리 정체성을 빼앗으려 하지만, 이슈켐베는 수세기 동안 튀르키예인의 삶과 함께해온 음식”이라고 일축했다. 튀르키예 언론들은 17세기 여행가 에블리야 첼레비의 기록을 인용해, 당시 이스탄불에 내장탕과 족발탕을 파는 가판대가 즐비했다는 점을 400년 역사의 증거로 내세우고 있다.

두 나라의 요리는 조리법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그리스의 ‘팟사’는 소의 위장과 발을 함께 넣고 끓이는 반면, 튀르키예의 ‘이슈켐베’는 주로 내장만을 사용해 진한 국물을 낸다. 하지만 두 요리 모두 마늘과 식초, 레몬 등을 곁들여 먹는 방식은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

이스탄불의 단골 손님 무라트 파직은 “정부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 내장탕은 우리가 세계에 알려야 할 우리만의 자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그리스의 차루하스는 “이웃 나라와 갈등을 빚을 이유는 없다. 오히려 맛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요소가 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서면서도 유네스코 등재 추진 의지는 꺾지 않았다.

오스만 제국 시절의 역사를 공유하며 닮은 듯 다른 식문화를 가진 두 나라가 이번 ‘내장탕 전쟁’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전 세계 미식가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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