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베트남을 글로벌 공급망과 기술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격상시키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주 하노이 국빈 방문을 앞두고 가진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베트남을 ‘가장 중요한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로 규정하며, 양국 관계가 전통적인 제조업 위주에서 첨단 산업과 에너지, 혁신 분야의 깊은 협력으로 전환될 것임을 시사했다.
오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방문은 양국 모두 새로운 리더십이 출범한 이후 이루어지는 만큼 정책적 우선순위를 재설정하는 중요한 정치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조 장관은 이번 방문이 양국 정상의 협력 강화 의지를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편에 대응해 공급망 회복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클린 에너지 등 미래 산업으로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미 한국 기업들의 주요 제조 기지인 베트남은 앞으로 기술 이전, 인력 양성, 투자 확대를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한국과의 협력이 베트남의 경제 현대화를 견인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현재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외국인 투자국으로 약 1만 개의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액 1,5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국 정부는 핵심 광물, 디지털 기술, 인프라 협력을 뒷받침할 제도적 틀을 구축 중이며 에너지, 금융, 농업,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협정 체결도 예정되어 있다. 특히 인적 자본 강화가 핵심 축으로 떠오르면서 한국은 베트남의 산업 야망을 지원하기 위해 신기술 분야 석박사 학위 과정을 포함한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협력은 이번 방문의 핵심 성과 중 하나가 될 전망이며, 양국은 공동 마스터플랜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의 지원으로 설립된 한-베 과학기술연구원(VKIST)은 공동 연구개발(R&D)과 미래 산업 협력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 장관은 방문의 성공이 서명된 협정의 수보다 실제 이행에 달려 있다며, 기업들을 위해 규제 장벽을 제거하고 투자 환경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방문에는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을 포함한 약 200개 기업의 대규모 경제 사절단이 동행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또 람 서기장 겸 국가주석, 레 민 흥 총리, 쩐 타잉 만 국회의장 등 베트남 최고 지도부와 연쇄 회동을 갖고 한-베 비즈니스 포럼과 문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