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던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대치 국면이 파키스탄의 중재로 일단 고비를 넘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의 제안을 검토하기 위해 휴전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으나, 해상 봉쇄는 유지하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재 이란 정부 내부에 심각한 분열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예상했던 바”라며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과 셰바즈 샤리프 총리의 요청에 따라 이란 측의 통합된 제안이 나올 때까지 공격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우리 군은 해상 봉쇄를 유지하며 언제든 공격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춘 상태에서 휴전을 연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하며 “외교적 노력이 지속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양측이 휴전을 준수하고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2차 회담을 통해 분쟁을 영구적으로 종식시킬 포괄적인 평화 합의에 도달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란 측은 미국의 휴전 연장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의 고문인 마흐디 모함마디는 “미국의 휴전 연장은 기습 공격을 위한 시간 벌기용 수단에 불과하다”며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지속하는 것은 폭격과 다름없으며 군사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란 군당국도 강경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에브라임 졸파가리 이란 카탐 알 안비야 중앙지휘부 대변인은 “우리의 강력한 군대는 이미 100%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미국의 새로운 공격이 시작될 경우 사전에 지정된 목표물을 즉각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미·이 간 2차 협상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알자지라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JD 밴스 미 부통령이 아직 파키스탄으로 출발하지 않았으며, 이란 측 역시 미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며 협상 참여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 정세가 휴전 연장이라는 깜짝 발표에도 불구하고 해상 봉쇄와 군사적 위협이 교차하는 위태로운 평화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