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속도로의 효율적인 운영과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휴게소 건설이 본선 도로 개통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반쪽짜리 고속도로’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도로 건설은 세계적인 수준의 속도로 완공하면서도 정작 필수 시설인 휴게소는 ‘부속 공사’ 정도로 치부하며 뒷전으로 미루는 주객전도식 행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도로 당국에 따르면, 베트남 북남 고속도로 동부 구간의 21개 휴게소 중 현재 필수 공공 서비스(주차장, 화장실 등)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15개소에 불과하다. 나머지 6개소는 부지 확보 문제와 필수 시설 완공 지연 등을 이유로 여전히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도로국은 해당 투자자들에게 오는 4월 30일까지 필수 시설을 반드시 완공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상태다.
◇ “지시만 수차례”… 말뿐인 완공 기한에 이용객 고통 가중
정부는 당초 지난해 12월 31일까지 북남 고속도로의 모든 휴게소 내 필수 시설을 완공해 도로와 동시 개통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기한은 올해 1월 15일로, 다시 1월 말로 계속해서 미뤄져 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체의 약 30%에 달하는 휴게소가 운영되지 않으면서 고속도로 이용객들은 기름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하거나, 생리 현상을 해결하지 못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그나마 문을 연 휴게소들조차 주유소나 전기차 충전소, 진입로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무늬만 휴게소’인 경우가 많아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고속도로는 ‘신기록’, 휴게소는 ‘지지부진’… 왜?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투자자와 관리 기관의 안일한 인식을 꼽는다. 북남 고속도로 각 구간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조기 완공과 신기록 경신을 이어가는 동안, 휴게소는 수익성이 낮거나 부차적인 사업으로 취급받으며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는 것이다.
도로 건설 전문가인 응우옌 카잉(Nguyen Khanh) 씨는 “고속도로 본선을 그토록 빨리 닦을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면 휴게소 건설 지연을 정당화할 어떤 명분도 없다”며 “이는 명백한 행정의 불균형이자 이용자 안전을 담보로 한 직무유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연휴 앞두고 쏟아지는 ‘임시방편’… 엄격한 제재 필요성 대두
당장 헝왕 기념일과 4월 30일(해방기념일) 및 5월 1일(노동절) 황금연휴를 앞두고 도로 교통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는 부랴부랴 임시 휴게소 설치를 지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팜 자 툭(Pham Gia Tuc) 상임부총리는 최근 공문을 통해 연휴 기간 교통안전을 위해 고속도로 구간별로 임시 휴게 지점을 배치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임시방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매번 반복되는 지연 사태를 끝내기 위해서는 기한을 지키지 못한 투자자와 관리 주체에 대해 강력한 벌금 부과나 사업권 취소 등 실질적인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향후 건설되는 모든 고속도로는 ‘휴게소, 진입로, 표지판 등 필수 인프라가 본선과 100% 동시 완공’되어야만 개통을 허가하는 엄격한 기강 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속도로 위에서 화장실을 찾지 못해 불안해하는 국민들의 고통이 언제쯤 끝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