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TP HCM)에서 수족구병 환자가 일주일 새 40% 이상 급증한 가운데, 전형적인 증상인 발진이 거의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24시간 내에 뇌를 공격하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어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7일(현지시간) 호찌민시 질병통제센터(HCDC)와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호찌민에서 발생한 수족구병 환자는 940명으로 이전 4주 평균 대비 42.7%나 증가했다. 올해 누적 환자 수는 이미 9,1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이번 유행의 주범으로 지목된 엔테로바이러스 71(EV71)의 C1 변종은 전체 샘플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이 변종은 독성이 매우 강할 뿐만 아니라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특성이 있어, 과거에 수족구병을 앓았던 아동도 다시 감염될 위험이 크다. 제2아동병원(Benh vien Nhi dong 2) 중환자실 부과장인 보 타인 루안(Vo Thanh Luan) 박사는 “EV71-C1 변이는 피부 발진이나 입안 궤양이 거의 나타나지 않거나 매우 미미해 부모들이 병을 인지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루안 박사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는 피부 손상을 일으키는 대신 곧바로 중앙신경계를 공격해 감염 후 12~24시간 내에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실제로 병원에 실려 온 위중증 환자 중 상당수가 겉으로는 발진이 보이지 않아 입원이 늦어진 사례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아이가 발진이 없더라도 자다가 깜짝 놀라며 깨거나(놀람 반사), 48시간 이상 고열이 지속되고 해열제가 듣지 않는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가 걸음걸이가 불안정하고 균형을 잡지 못하거나, 손발에 힘이 없고 자꾸 구토를 하는 경우도 뇌 손상이 진행 중이라는 위험 신호다. 수족구병은 현재 특효약이 없으므로 조기 발견을 통한 집중 치료만이 유일한 생존 방법이다. 시기를 놓치면 바이러스가 뇌와 심장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혀 급성 폐부종이나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사망하거나 평생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수족구병은 주로 소화기 계통이나 환자의 분비물 접촉을 통해 전염된다. 보건부는 손 씻기, 깨끗한 식사, 청결한 환경 유지 등 ‘3대 청결 원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아이와 간병인 모두 비누로 손을 자주 씻고, 식기나 개인 용품을 공유하지 않으며, 장난감과 접촉 표면을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 감염된 아동은 최소 10~14일간 자가 격리가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