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부 지역의 부동산 공급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으나, 치솟은 분양가와 신중해진 매수 심리로 인해 실제 거래량은 저조한 ‘공급 과열, 수요 침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일 베트남 부동산 업계와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남부 부동산 시장은 대형 프로젝트들의 동시다발적인 착공과 분양, 사업 재개로 표면적인 활기를 띠고 있다.
호찌민 동부 지역에서는 마스터라이즈 홈즈(Masterise Homes)가 더 글로벌 시티 내 고급 단지 ‘솔라(Sola)’를 선보였고, 대광민은 살라 신도시 내 고층 주거·상업 복합단지인 ‘사레네 레지던스’와 저층 단지 ‘사비라’를 착공했다. 손킴랜드(SonKim Land) 역시 투티엠 역사 인근에 약 5천 가구 규모의 복합 신도시 ‘더 메트로폴리스’ 개발 계획을 공표했다. 서북부 지역에서는 빈그룹(Vingroup)이 쑤언토이선 지역에 1천ha가 넘는 대규모 지식기반 신도시 ‘빈홈즈 사이공 파크’의 본격적인 분양 파이프라인을 가동했다.
외곽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 공급도 잇따랐다. 푸동 그룹(Phu Dong Group)은 970가구 규모의 ‘푸동 스카이원’ 상량식을 갖고 ㎡당 4천300만~4천500만 동 선에 마지막 분양을 진행 중이다. 레퐁은 라이티에우 지역에 2천400가구 규모의 ‘더 에메랄드 리버파크’를 착공했으며, 비콘스(Bcons)는 동나이성에 2천800가구 규모의 고층 주거단지 탑협의 기공식을 가졌다.
부동산 플랫폼 밧동산(Batdongsan)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착공 및 분양 준비 중인 남부 지역(호찌민, 동나이, 떠이니닝 등)의 물량은 12만 가구를 넘어섰으며 이 중 아파트가 60% 이상을 차지했다. 2분기 호찌민에서만 약 20개 프로젝트를 통해 1만~1만 2천 가구가 시장에 쏟아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FERI)도 2분기 남부 주택 공급량이 전분기 대비 30~4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 장기 표류하다 법적 규제가 풀려 재개된 물량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공급 물량 공세는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한 대형 시행사 관계자는 “개발사들이 적극적으로 물량을 밀어내며 공급 시장은 뜨겁지만, 매수자들은 지갑을 닫아 수요 시장은 차갑게 식은 전형적인 외화내빈 상태”라며 “단기 분양 실적 목표를 낮추고 시장 반응을 살피며 분양 정책 가이드라인을 수정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DKRA의 조사 결과 지난 4월 호찌민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초기 청약률은 34% 수준에 그쳤고, 타운하우스 등 빌라 제품군은 채 4%도 소화하지 못했다.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신규 분양가가 평균 9~10% 상승한 데다 공급 물량의 대부분이 고가 하이엔드 제품에 편중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접근 장벽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 주택 매매 시장(전매 시장)은 금융 레버리지(대출) 압박을 견디지 못한 투자자들의 급매물이 나오며 가격과 거래량 모두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딩 민 투안(Đinh Minh Tuấn) 밧동산 남부지역 본부장은 “금리 인하 기조가 시장에 뚜렷한 낙수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규 분양가만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투자자들이 철저히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그동안 남부 시장을 떠받치던 북부 지역 자산가들의 투자 흐름이 꺾인 점도 수요 둔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의학 및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부동산 시장이 철저한 ‘공급과 수요의 미스매치(불일치)’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다수 서민과 실수요자가 감당할 수 있는 합리적 가격대의 주택은 씨가 마른 반면, 개발사들은 마진이 높은 고급형 자산만 양산하고 있어서다 과거 시내 중심가에서나 볼 수 있었던 높은 가격대가 이제는 외곽 지역까지 확산되면서 실수요자들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당했다는 지적이다.
보 후인 투안 키엣(Võ Huỳnh Tuấn Kiệt) CBRE 베트남 이사는 “부동산 시장이 묻지마 투자가 통하던 과거와 달리 법적 안정성, 입지, 실제 임대 수익률 등을 꼼꼼히 따지는 합리적 선택의 주기로 재편되고 있다”며 “과도하게 거품이 낀 고가 자산이나 투기성 매물은 철저히 외면받고, 법적 하자가 없고 가격이 합리적인 실거주용 프로젝트만 제한적으로 흡수되는 자생적 구조조정 과정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