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전역에서 수백에서 수천 헥타르에 이르는 초대형 신도시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9일 신용평가사 S&I 레이팅스(S&I Ratings)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베트남에는 총투자금액 1,150억 달러(약 3,000조 동 이상)에 달하는 27개의 거대 도시 프로젝트가 시장에 진입했거나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이번 초대형 프로젝트 열풍은 북부, 중부, 남부 등 3개 권역 전체에서 고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투자 비중의 절반 이상을 빈그룹(Vingroup)과 선그룹(Sun Group)이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권역별로는 남부가 10개 프로젝트로 가장 많았고 북부 9개, 중부가 8개로 그 뒤를 이었다.
북부 권역에서는 하노이의 올림픽 스포츠 시티(Olympic Sports City)가 단연 눈에 띈다. 빈그룹이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약 356억 달러가 투입되며 면적만 9,000헥타르에 달해 완공 시 베트남 최대 규모의 도시가 될 전망이다. 꽝닌성에는 하롱베이와 연결된 4,000헥타르 규모의 하롱 그린(Ha Long Green) 복합단지가 약 175억 달러 규모로 조성 중이다.
중부 권역에서는 빈홈즈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1만 헥타르 규모의 깜람(Cam Lam) 신도시가 약 110억 달러의 투자 규모를 자랑하며 선그룹 컨소시엄의 뚜봉(Tu Bong) 신도시(2,579헥타르, 15억 달러)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남부에서는 빈그룹의 껀져(Can Gio) 해안 관광도시와 프억빈떠이(Phuoc Vinh Tay) 프로젝트 등 12조 5,000억 동 규모의 대형 사업들이 투자 승인 단계에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국회의 새로운 결의안을 통해 토지 보상과 인허가 등 법적 병목 현상이 해소되면서 이러한 대규모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행정 구역 통합을 통해 지자체가 토지 자원을 확장하고 인프라 계획을 통합할 수 있게 된 점이 기업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공급 과잉과 급격한 가격 상승에 따른 흡수 능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건설부에 따르면 최근 주택 가격은 연평균 10~15% 상승했으며 하노이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당 1억 동을 기록하며 2024년 대비 40% 급등했다. 호찌민시 역시 ㎡당 1억 1,100만 동으로 23%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격 상승폭이 평균 소득 증가보다 훨씬 빨라 실수요자들의 주택 마련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토지 가격표가 적용되면 토지 보상비와 입납금이 급등해 분양가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찌민시 부동산협회(HoREA)의 레 호앙 쩌우 회장은 기업들이 고가 재고 부담을 피하기 위해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대중의 가불 능력을 고려한 전략적 배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