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에서 반려동물 데리고 커피 마시기

타오디엔·푸미흥·1군 실제 동반 가능 카페 12곳… 대형견은 사전 확인 필수

반려견을 키우는 교민이라면 한 번쯤 검색해봤을 것이다. “호찌민 애견 동반 카페.” 그런데 나오는 결과를 보면 대부분 헛다리다.
베트남어로 ‘까페 투끙(cà phê thú cưng)’을 치면 십중팔구 나오는 건 가게에서 키우는 고양이와 개를 만지러 가는 곳이다. 입장료를 내고 남의 동물과 놀다 오는 공간이다. 내 개를 데려가는 곳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곳은 외부 반려동물 반입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감염 관리 때문이다.
이 둘을 구분하지 않으면 개를 태우고 30분을 달려가 문 앞에서 돌아서게 된다.

입장료 내고 남의 개를 만지는 곳

용어부터 정리하자.

펫 카페(pet cafe’)

는 동물을 보러 가는 곳이다. 체리펫커피, 킨네코, 마메시바, 예포 같은 곳. 입장료가 7만~16만 동 붙고 음료값은 별도이거나 포함이다. 내 개는 집에 두고 가야 한다.

펫 프렌들리(pet-friendly)

는 내 개를 데려가는 곳이다. 그냥 일반 카페인데 반려동물 동반을 허용한다. 입장료 개념이 없다. 커피값만 내면 된다.

한국어로는 둘 다 “애견 카페”로 뭉뚱그려진다. 베트남에서는 이 혼동이 헛걸음으로 이어진다. 아래는 후자, 즉 내 개와 함께 앉을 수 있는 곳들이다.

타오디엔, 개와 함께 앉을 자리가 가장 많다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동네답게 선택지가 가장 넓다.

위카페(We Cafe) 34번가 1번지.

최근 빈안(Bình An) 쪽으로 옮겼지만 분위기는 그대로라는 게 단골 평이다. 한 손님은 이곳을 타오디엔 한복판의 펫 프렌들리 공간으로 꼽으며 주말마다 개를 데리고 온다고 적었다. 에어컨 실내와 야외 구역이 모두 있어 날씨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오전 7시 30분~오후 7시 30분.

로스트앤스모크(Roast & Smoke)

응우옌반흐엉 188BE14. 훈제 고기와 화덕 피자를 하는 곳인데 개 손님이 많다. 리뷰에 “개가 많다”는 언급이 반복해서 나온다. 주인 쭝(Trung) 씨가 훈련이 잘 된 반려동물을 여러 마리 키워서, 손님 개들과도 잘 어울린다는 평. 오전 7시~오후 10시(금·토 11시).

XLIII 커피

개와 고양이 모두 실내외 구역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녹지가 많은 안뜰이 반려동물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자리다. 토끼나 햄스터 같은 소동물도 케이지나 가방에 넣으면 된다. 대형견이나 특수 반려동물은 사전 문의를 권한다. 주말·공휴일 예약은 강력 권장.

푸미흥에선 야외석을 노려라

교민 밀집지지만 의외로 선택지가 좁다. 그나마 있는 곳도 야외석 조건이다.

호치미드타운 (Hochi Midtown)

15번가 43번지, 강변. 한 리뷰가 이곳을 “7군 미드타운의 진짜 펫 프렌들리 카페”라고 못 박았다. 2층 구조에 야외석이 있고, 오후 5시 이후 뷰가 좋다. 다만 오전 10시 30분 넘어가면 야외는 더워진다. 음료 5만~7만 동. 오전 7시~오후 9시. 별점 4.6.

타르틴 사이공 미캉점 (Tartine Saigon)

남통2C. 한 손님은 7군 지점이 개를 데리고 야외에 앉을 수 있어 특히 좋다고 적었다. 사워도우로 알려진 브런치집이다. 에어컨은 실내, 반려동물은 지붕 있는 야외 구역. 천장 선풍기가 돌아 생각보다 덥지 않다는 평이다. 오전 7시~오후 10시. 별점 4.7.

렉 커피 (RÉC Coffee)

미반1 내부도로 6번지. 빌라 사이 골목에 숨어 있다. 한 리뷰는 조용한 작업 공간이라는 점과 함께 펫 프렌들리를 큰 장점으로 꼽았다. 메뉴는 단출하지만 커피가 좋다. 오전 8시~오후 8시. 별점 4.9.

1군은 에어컨을 포기해야 개가 들어간다

시내는 공간이 좁고 임대료가 비싸다. 반려동물이 허용되는 곳은 사실상 야외석 있는 집으로 한정된다.

타르틴 사이공 응우옌딘찌에우점
(Tartine Saïgon – 25 Nguyen Dinh Chieu)

25-27 응우옌딘찌에우. 좌석이 전부 야외다. 에어컨이 없는 대신 개 동반이 자연스럽다. 오전 7시~오후 10시. 별점 4.6.

리틀캠 사이공 2 – (Littlecam Saigon 2)

3군 보티사우 115/3. 골목 안에 큰 정원이 있고 나무 그늘이 진다. 야외 위주라 개 동반이 무난하다. 비 오면 처마 밑으로 몰려야 하는 게 단점. 오전 7시 30분~오후 10시. 별점 4.6.

카페 슬로 (Café Slow)

3군 후인띤꾸어 27/63A. 한 리뷰가 “바이닐과 프렌치 불독 두 마리로 꾸며진 카페”라고 표현했다. 커피 평이 대단히 좋다. 다만 가게 개가 있으니 내 개와의 궁합은 확인이 필요하다. 오전 7시~오후 7시. 별점 4.6.

내 개는 집에 두고 갈 때

동물과 놀고 싶지만 내 개를 데려갈 상황이 아니라면 선택지는 따로 있다.

예포 독앤아이스크림 (YEPO)

4군 벤반돈 237. 40분 교감 세션 16만 동. 아이스크림에 피시소스, 소금계란 같은 맛이 있다. 한 손님은 여러 나라의 펫 카페를 다녀봤지만 이곳 주인과 직원만큼 개를 사랑하는 곳은 못 봤다고 적었다. 별점 4.9.

킨네코·마메시바 (Kin Neko / MAME Shiba)

2군 똥흐우딘 29. 같은 건물이다. 2층 시바견, 3층 고양이. 한 방문객은 베트남에서 가본 모든 펫 카페 중 동물이 가장 깨끗하다고 평가했다. 아침에 갔더니 직원들이 고양이에게 약을 먹이고 체중을 재고 있었다고 한다. 별점 4.9.

체리펫커피 (Cherry Pet Coffee)

10군 응우옌찌프엉 212. 입장료 10만 동. 1층 개, 2층 고양이, 옥상 카피바라. 라쿤도 있는데 사나워서 각서를 쓰고 긴바지를 입어야 한다. 다만 동물 복지에 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리뷰도 있다는 점은 밝혀둔다. 별점 4.7.

개와 커피 마실 수 있는 도시

호찌민은 반려동물에게 관대한 도시가 아니다. 인도가 온전치 않고, 오토바이가 인도를 점거하고, 그늘이 없다. 개를 데리고 걷는 것 자체가 도전이다.
그럼에도 최근 몇 년 사이 문을 열어주는 카페가 늘었다. 한 카페의 소개글은 이를 두고 도시가 발전할수록 반려동물 친화 공간이 귀해진다고 표현했다. 네 발 달린 친구에게 열린 공간이 문명 사회의 표현이며, 반려동물이 공공 공간을 누릴 권리가 존중받고 이들이 진짜 가족 구성원으로 여겨지는 곳이라는 것이다.
과한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개를 데리고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도시와 그렇지 못한 도시는 분명히 다르다.

* 본 기사의 영업시간·별점·정책은 취재 시점 기준이며, 방문 전 전화 확인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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