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개최 도시로 향하는 항공권 예약이 75% 급증한 가운데, 대형 항공사들이 수천 석의 좌석을 긴급 증편하며 축구 특수 대응에 나섰다.
17일 미국 CNBC와 글로벌 여행 데이터 기관들의 종합 보도에 따르면 항공권 예약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 국가로 아르헨티나가 꼽혔다. 아르헨티나의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 직후 아르헨티나발 미국 애틀랜타행 항공권 예약은 108% 폭증했다. 대회 개막 이후 아르헨티나의 전체 국제선 항공권 예약 수치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 3·4위전이 열리는 마이애미행 항공권 예약도 17% 가까이 늘어난 반면 결승전 개최지인 뉴저지행 예약은 오히려 15%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여행 지수 분석 기관인 레이트게인 트래블 테크놀로지는 팬들이 대표팀의 승리가 확정되자마자 즉각적으로 항공권을 결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폭발적인 수요는 미국 내 항공 요금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현지 경제 매체 더 스트리트의 자료를 보면 올해 미국 항공권 가격은 전년 대비 약 25% 상승해 미 연방준비제도가 관련 지수를 추적하기 시작한 1989년 이후 연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월드컵이라는 글로벌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더해지면서 개최 도시로 향하는 항공권 가격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2% 더 치솟았다.
현재 주요 항공사들은 수요 연동형 변동 가격제를 적용하고 있다. 대회가 종반부에 접어들어 개최 도시가 압축되자 실시간 검색량과 예약률에 따라 가격이 자동 조정되면서 막바지 표를 구하려는 팬들은 수백 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아울러 대회 초기 휴스턴과 댈러스행 예약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반면 시애틀은 감소세를 나타내는 등 경기 중요도에 따라 지역별 수요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축구팬들의 소비 행태 변화도 관측됐다. 팀을 응원하기 위해 비싼 항공료를 아끼지 않는 대신 숙박비 등 다른 지출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경향이 포착됐다. 실제로 조별리그 마지막 주 개최 도시들의 호텔 투숙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러한 관광 특수가 미국 전체 경제 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뱅크는 이번 월드컵이 국제축구연맹의 기대대로 120만 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더라도 미국 국내총생산 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은 약 0.0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지난 15일 애틀랜타에서 치러진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준결승전을 시작으로, 오는 18일 마이애미 3·4위전, 19일 뉴저지 결승전 등 단 3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