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경제 성장과 급격한 인구 고령화 지표에 힘입어 현지 의약품 시장 규모가 100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둔 가운데, 글로벌 제약 거물들과 베트남 국내 금융 자본이 생산 능력과 유통망을 선점하기 위해 제약사 지분 인수합병(M&A) 경쟁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16일 SHS 리서치의 베트남 제약산업 전망 보고서 및 호찌민 증권업계 공시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 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34억 달러에서 2023년 약 70억 달러로 성장했으며, 올해 2026년에는 약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 5,000억 원) 수치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견된다. 특히 베트남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 중 하나로, 60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23년 13.9%에서 2050년 25% 이상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만성질환 치료제 수요가 수십 년간 지속 확장될 것이라는 데이터가 확인되면서 글로벌 자본의 유입 지표가 전례 없이 솟구치는 양상이다.
해외 자본의 경우 시간 비용이 많이 드는 신규 공장 설립 대신, EU-GMP(유럽 우수 의약품 제조 기준) 등 국제 표준 생산 능력을 갖춘 현지 상위 제약사를 통째로 인수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 타이쇼 제약(Taisho)은 지난 2016년부터 베트남 최대 제약사인 두억허우장(DHG)의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해 2019년 총 7조 동을 투입하며 지분율 51.01%로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했다. 독일 스타다(STADA) 그룹 역시 파이메파르코(PME) 지분 99.5%를 확보한 뒤 자진 상장폐지를 단행했다. 올해 5월 초에는 중국 대형 제약사인 립존(Livzon) 그룹이 자회사 리안 SGP 홀딩스를 통해 이멕스팜(IMP)의 지분을 67~68%까지 끌어올리며 한국 SK그룹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이 거래의 규모는 약 6조 동에 달한다. 이 외에도 미국 애보트(Abott)가 도메스코(DMC) 지분 51.7%를 쥐고 있으며, 한국 대웅제약과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2017년 2,350억 원 이상을 투입해 트라파코(Traphaco) 지분 40.12%를 인수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서 베트남 국내 자본의 세력 확장 정국도 만만치 않다. 금융 및 산업 자본들이 M&A를 통해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밤부캐피탈(BCG)그룹은 띠ên장성에 본사를 둔 제약사 팁하르코(DTG) 지분 21.01%를 확보해 대주주로 올라섰으며 창업주 응우옌 호 남 전 의장도 24.86%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라도파르(LDP)의 경우 APC 홀딩스가 28.799%, 루이스 홀딩스가 7.049%의 지분 수치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현지 금융권인 DSC증권의 행보가 눈에 띈다. DSC증권은 의약품 유통 및 생산 부문에서 탄탄한 기반을 가진 코두파 중앙제약(CDP) 지분 14.87%, 비디파 중앙제약(VDP) 지분 19.78%, 비엣메딕(DVM) 지분 13.9%를 연달아 사들이며 강소 제약사들의 주요 주주로 전격 등극했다.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시장이 2025~2030년 신형 제네릭 생산에서 글로벌 공급망 참여로 체질을 전환하는 메가 사이클에 진입한 만큼, 영토 확장을 위한 국내외 자본의 지분 확보 전이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