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리조트·호텔 등 관광 부동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분양형 콘도(콘도텔) 및 빌라 프로젝트의 운영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식 시장에 준하는 엄격한 공시 의무와 독립 회계 감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베트남 건설부 및 국회 경제·재정위원회 산하 부동산 시장 분석 콘퍼런스 종합 공시 보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개최된 관광 부동산 시장 발전 세미나에서 다수의 전문가와 입법 관계자들은 현재 리조트 분양 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 법적 장치의 부재가 아닌 ‘투자자들의 심리 위축과 신뢰 상실’이라고 한목소리로 진단했다. 농업농촌개발부(원문 명칭 기준) 산하 농업농촌전략정책연구원의 응우옌 딘 토(Nguyễn Đình Thọ) 부원장은 최근 수년간 투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린 핵심 요인으로 프로젝트 분양 후 개발사들이 매년 징수하는 과도한 사후 운영비를 꼽았다. 현재 분양형 리조트 구매자들은 보안, 미관 관리, 인프라 유지 보수, 글로벌 브랜드 사용료 등 명목의 운영비를 매달 지불하고 있으나, 실제 집행 내역이나 매출 분배의 적정성을 전혀 알지 못하고 개발사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주택용 아파트의 경우 하노이시 기준 평방미터(㎡)당 최소 1천200동에서 최대 1만6천500동 수준의 관리비 상한선(캡)이 법으로 정해져 있는 반면, 리조트 자산은 법적 상한선이 전무하다. 이로 인해 개발사마다 ㎡당 5만~7만5천 동, 심하게는 10만~15만 동까지 제각각으로 징수하면서 투자자들이 막대한 자산 손실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수십억 동짜리 콘도텔 한 채를 분양받아도 매달 수백만 동의 관리비가 고정 지출되어 임대 수익률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토 부원장은 “현재의 콘도텔과 리조트 빌라 분양은 전통적인 부동산 거래라기보다는 사실상 ‘자금 조달(펀딩) 행위’에 가깝다”라며 “주주들이 배당금을 기대하며 주식을 사는 것처럼 리조트 투자자들도 향후 운영 수익을 기대하고 자금을 투입하는 만큼, 이에 걸맞은 공시 체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100명의 투자자가 모인 프로젝트를 100명의 주주를 가진 하나의 기업으로 간주하고, 주식 시장처럼 정기적인 재무제표 공시와 독립적인 감사를 의무화하는 구조를 제안했다.
반면 국회 경제·재정위원회 전임대변인 판 득 히에우(Phan Đức Hiếu) 의원은 투명성 확보는 필수적이지만 국가가 민간의 매출 분배 비율이나 관리비 상한선까지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은 관광 상품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5성급 최고급 리조트의 국제 기준 서비스와 조경 유지 비용을 일반 아파트와 동일 선상에서 규제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히에우 의원은 금액의 높고 낮음보다 ‘사전 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핵심이며, 시장이 경쟁을 통해 스스로 가격을 조율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전통적인 부동산 매매 방식에서 벗어나 부동산 투자신탁(REITs)이나 현대적 금융 펀드 등 전문적인 투자 채널을 활성화하여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자금을 회수하고 지분을 양도할 수 있는 선진 금융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건설부 주택 및 부동산시장관리국의 호앙 투 항(Hoàng Thu Hằng) 부국장은 최근 시장 동향에 대해 올해 1분기 관광 부동산 가격은 전분기 대비 안정세를 유지했으나 신규 분양가 단가는 여전히 높게 책정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베트남 부동산중개인협회(VARS)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리조트 분양 시장에 출시된 1차 매물은 약 6천5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6배 폭증했으며, 이 중 2천900여 채가 분양에 성공해 45%의 청약률을 기록하는 등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 부국장은 개발사가 투자자에게 확정 수익을 보장하거나 자산을 재임대하는 계약 형태에 대해 여전히 제도적 공백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당국은 이를 기본적으로 개발사와 개인 간의 민간 계약(민사 관계)으로 규정하면서도, 기업의 약속 이행 여부를 감시하고 투자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적인 정책 솔루션을 검토 중이다. 항 부국장은 “이제 리조트 시장의 승부처는 법적 인허가가 아닌 실질적인 ‘운영 및 비즈니스 모델의 효율성’으로 전환됐다”라며 개발사들이 단순히 부동산을 분양·판매하는 구태의연한 방식에서 벗어나 공항, 항만 등 인프라 연계성과 실제 관광 수요를 고려한 지속 가능한 관광 생태계를 구축해야만 장기적인 투자 효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