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지난 5월 강한 변동성을 보이며 출렁이자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이탈하는 등 방어적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특정 대형 은행주를 중심으로 기관들의 저가 매수세가 집중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 데이터 분석 기업 피인그룹(FiinGroup) 및 호찌민 증권거래소 펀드 자금 동향 종합 공시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6년 5월 한 달간 베트남 증시에서 투자펀드들의 순유출 규모는 전월 대비 59.4% 급증한 2조5천억 동(한화 약 1천362억 원)을 기록했다.
자금 이탈의 중심은 주식형 펀드였다. 주식형 펀드에서만 전월 대비 무려 6.8배 폭증한 1조8천억 동이 순유출되며 전체 시장 유출액의 71.6%를 차지했다. 이로써 주식형 펀드는 31개월 연속 자금 순유출이라는 기록을 이어갔으며, 누적 유출액은 69조4천억 동에 달했다. 채권형 펀드 역시 7천420억 동이 빠져나가며 9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으나 유출 폭은 전월 대비 44.7% 완화됐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찬바람이 불었다. VN30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푸본 FTSE 베트남 ETF, 엑스트래커스 베트남 ETF 등 대형 외인 펀드들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59% 급증한 1조2천억 동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반면 반에크 베트남 ETF는 1천20억 동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자금 유입세를 유지했다.
그 외 공모펀드(개방형 펀드)는 두 달간의 유입세를 뒤로하고 5월 한 달간 3천310억 동 순유출로 돌아섰다. 전체 50개 펀드 중 35개 펀드에서 환매가 일어났으며, 한국계인 K-베트남 펀드(-128억 동)와 브이엔이펀드(-115억 동) 등 외인 계열 펀드에 환매가 집중됐다. 사모펀드(폐쇄형 펀드)의 경우 순유출액이 전월 대비 41.2% 감소한 2천970억 동으로 집계돼 4개월 연속 유출 폭이 축소됐으며, 드래곤캐피털의 대표 펀드인 베일(VEIL)의 유출액도 전월 대비 55.1% 줄어든 1천520억 동에 그쳤다. 시장의 단기 조정 압력이 커지자 대형 자산가치(NAV)를 보유한 주식형 공모펀드(2조~9조 동 규모)의 절반 이상(37개 중 19개)이 현금 비중을 늘리며 몸을 사렸다. 대표적으로 2조4천억 동 규모의 비나캐피털 VESAF 펀드는 3개월 연속 현금 자산 비중을 확대했다. 반면 800억~2조600억 동 규모의 중소형 펀드들은 공격적인 매수 행보를 이어갔다.
펀드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을 살펴보면, 기관들은 변동성 장세 속에서 금융 안정성이 높은 은행 업종을 집중 매수했다. 주로 VPB, VCB, HDB, SHB, LPB 등이 장바구니에 담겼다. 특히 국영 상업은행인 비엣콤뱅크(VCB)는 2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한 동시에, VFMVSF, VLGF, EVESG 등 무려 32개에 달하는 공모펀드가 동시에 매수 우위를 보여 이번 달 기관들이 가장 사랑한 종목으로 꼽혔다. 아울러 전기·에너지 대기업 게렉스(GEX)는 반에크, 푸본 등 외인 ETF와 국내 공모펀드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강한 순매수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인 FPT 역시 VN지수와 다이아몬드 지수 추종 ETF들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며 2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매도 우위 종목을 보면 오리엔트상업은행(OCB)이 핀란드계 펀드인 핀에리트(PYN Elite)의 집중적인 물량 폭탄으로 인해 5월 한 달간 가장 큰 순매도 압력을 받았다. 군인은행(MBB)은 VLGF, VFMVSF, TCFIN 등 총 24개 펀드가 매도에 가담하며 3개월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증권 업종에 대한 태도 변화도 감지됐다. 전월 매수 우위였던 증권주들이 5월 들어 일제히 매도세로 돌아선 가운데, 특히 사이공하노이증권(SHS)은 핀에리트 펀드가 지난 4월 매수했던 물량의 65%에 달하는 약 750만 주를 한 달 만에 시장에 전량 매물로 던지며 가장 큰 순매도 폭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