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 유가, 권력 재편, AI 질주…… 반년 만에 무슨 일이 있었나?
새해 벽두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2026년의 절반이 지나갔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6개월은 몇 개의 키워드로 압축된다.
세계는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봉쇄’가 모든 뉴스를 빨아들였고. 베트남은 권력 재편과 사상 최대 규모의 행정구역 개편이 새 시대를 열었으며, 한국은 6·3 지방선거 압승과 코스피 8,800 돌파와 더불어 중동의 포성이 유가를 타고 베트남 공장과 한국 물가까지 동시에 흔들었다는 점이다.
세 지역의 뉴스가 더 이상 따로 놀지 않는다는 사실이야말로 올 상반기가 남긴 가장 큰 교훈이다. 그 절반의 기록을 이번 호에서 정리했다.

세계뉴스 TOP 5
이란 전쟁 발발… 최고지도자 사망, 중동을 뒤흔들다
2026년 상반기 지구촌을 압도한 단 하나의 사건을 꼽으라면 단연 이란(Iran) 전쟁이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Israel)은 이란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겨냥하고 정권 교체를 목표로 대규모 합동 공습을 개시했다. 개전 첫날 테헤란(Tehran)의 집무실을 타격한 공격으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li Khamenei)가 정·군 수뇌부 수십 명과 함께 사망했다.
이란은 즉각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의 미군 시설, 동맹국을 상대로 보복에 나섰고, 미사일과 드론이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오만(Oman)·쿠웨이트(Kuwait)로 날아들며 전선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됐다. 4월 8일 조건부 휴전이 선언됐으나 이후에도 산발적 교전이 이어졌고, 5월과 6월에도 미국의 추가 타격이 보고됐다. 한 번의 작전이 어떻게 지역 전쟁으로 번지는지를 보여준 반년이었다.

호르무즈 봉쇄, 세계 경제를 인질로
이란 전쟁의 파장은 군사 영역에 머물지 않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을 봉쇄하자 미국은 4월 13일 역봉쇄로 맞섰고, 이란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차단했다. 세계 원유 운송의 대동맥이 막히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미 국방부는 봉쇄로 인해 이란이 5월 1일까지 48억달러의 원유 수출 수익을 잃은 것으로 추산했다. 해협 재개 문제는 파키스탄(Pakistan) 중재 협상의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산유국이 아닌 에너지 수입국들에게 이번 봉쇄는 곧 물가 충격으로 전이됐고, 그 여파는 아시아 전역으로 퍼졌다.

AI 광풍, 버블 우려 속 질주 계속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은 2026년 들어서도 식을 줄 몰랐다. 데이터센터 설비투자가 버블 우려 속 질주 계속실질 기업투자를 끌어올리며 미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됐고, 반도체와 클라우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다만 거품 논쟁도 거세졌다. 2025년 상반기에 이미 AI의 성장 기여도가 닷컴 붐 시기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일부 전문가는 증분 기여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을 경고했다. ‘질주냐 거품이냐’를 둘러싼 시장의 긴장이 반년 내내 이어졌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막
2월 6일 이탈리아 밀라노(Milan)와 코르티나담페초(Cortina d’Ampezzo)에서 동계올림픽이 개막했다. 스키 마운티니어링 등 신규 종목이 추가됐고, 아이스하키 라이벌전과 알파인 메달 경쟁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한 해 두 차례의 초대형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첫 무대로, 6월 북미에서 개막한 FIFA 월드컵과 함께 2026년을 스포츠의 해로 만들었다. 삼성전자(Samsung) 등 글로벌 기업의 후원 경쟁도 뜨거웠다.

선거와 외교 지각변동… 페루 대선과 시진핑 방북
정치 지형에서도 굵직한 변화가 잇따랐다. 페루(Peru)는 강경 우파 후보 케이코 후지모리(Keiko Fujimori)와 좌파 후보 로베르토 산체스(Roberto Sánchez)가 맞붙는 초접전 대선으로 양극화된 민심을 드러냈다.

동북아에서는 시진핑(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을 방문해 사회주의 이웃 국가에 대한 중국의 독점적 영향력을 재확인하려는 행보에 나섰다. 이란 전쟁이라는 거대한 그늘 아래에서도 세계 각국의 권력 게임은 멈추지 않았다.

베트남뉴스 TOP 5
제14차 공산당 전당대회… 또 럼 서기장 연임 확정
베트남 정치의 최대 사건은 1월에 열린 제14차 공산당 전당대회였다. 1월 19일부터 23일까지 하노이 국립컨벤션센터(Vietnam National Convention Center)에서 1,586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1월 23일 또 럼(Tô Lâm) 서기장은 새로 구성된 중앙위원 180명 전원의 만장일치 투표로 향후 5년간 당 최고직에 재선임됐다.
주목할 대목은 현직 총리 팜 민 찐(Phạm Minh Chính)과 르엉 끄엉(Lương Cường) 국가주석이 신임 중앙위원 명단에서 빠진 점이다. 권력의 무게추가 또 럼에게 한층 더 쏠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옛 공안 수장 출신인 그는 ‘새 시대’를 기치로 베트남 정치를 사실상 재편했다.

‘연 10% 성장’ 천명… 민간 부문을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전당대회는 야심 찬 국가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베트남은 2026~2030년 연평균 최소 10%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목표로 내걸었고, 1인당 소득을 2030년까지 약 8,500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담았다.
특히 민간 부문을 발전의 ‘원동력(driving force)’으로, 국가를 ‘주도적 역할(leading role)’로 규정한 것은 사회주의 국가로서 주목할 만한 노선 전환이다. ‘창의’ 대신 ‘돌파(breakthrough)’를 새 키워드로 내세우며 제도·사회·경제의 전면 개혁을 예고했다.

FDI·수출 호조… 상반기 거시지표 ‘청신호’
상반기 베트남 경제는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5월 정례 국무회의에서 응오 반 뚜언(Ngô Văn Tuấn) 재무장관은 1~5월 산업생산지수가 9% 이상 증가해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소매판매가 11% 이상 늘었으며 등록 외국인직접투자(FDI) 자본이 240억달러를 넘어 33.4% 증가했다고 밝혔다.
1~5월 농림수산물 수출은 306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2% 성장했다. 다만 중동 분쟁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을 교란하며 제조업 투입 비용을 끌어올려 1분기 제조업이 압박을 받은 점은 하반기의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역사적 행정구역 개편 본격 가동… 호찌민시, 빈즈엉·붕따우 흡수
2025년 7월 단행된 베트남 역사상 최대 규모의 행정개혁이 2026년 들어 실질 운영 단계에 진입했다. 63개 성·시가 28개 성과 6개 직할시 등 34개 광역 단위로 통합됐고, 구(district) 단위가 완전히 폐지됐다. 호찌민시(Ho Chi Minh City)는 제조업 거점 빈즈엉(Bình Dương)과 해안 지역 바리어-붕따우(Bà Rịa–Vũng Tàu)를 흡수했다.
이 개혁으로 약 25만 명의 인력 감축과 2026~2030년 190조동(73억달러) 이상의 재정 절감이 예상된다. 호찌민 한인 밀집 지역인 푸미흥(7군)과 타오디엔(2군)의 행정 명칭·구 단위도 바뀌어 부동산 등기와 사업자 등록 등 교민 실생활에 직접적 변화가 생겼다.

한국뉴스 TOP 5
6·3 지방선거 ‘피로스의 승리’… 압승 속 서울시장 내준 민주당
한국 정치의 분수령은 6월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였다. 광역단체장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14개 지역구의 공석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민주화 이후 최대 규모였다. 공석 14석 가운데 13석이 더불어민주당이 보유했던 의석이어서 정치적 의미가 컸다. 전체 의석 수로만 보면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결과였다. 민주당은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와 경기 평택을·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하면서 곧바로 ‘지도부 책임론’에 휩싸였다. 서울시장은 접전 끝에 오세훈 국민의힘 당선인의 역전승으로 끝났고, 20·30대 여성 유권자의 표심 이탈이 승부를 가른 핵심 변수로 분석됐다. 한때 민주당의 든든한 우군으로 여겨지던 청년 여성층이 이번엔 응답하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민심이 집권 여당의 손을 들어준 것은 맞지만, 동시에 ‘긴장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함께 담긴 결과로 풀이했다. 탄핵·비상계엄 정국에서 출범해 만 1년을 맞은 이재명 정부로서는 의석은 얻고 상징적 거점은 내준 ‘피로스의 승리’를 안고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셈이다.

코스피 사상 최고치… 8,800선 돌파
국내 증시는 역사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코스피가 장중 8,800선을 돌파했고 사상 최고치 경신 기대감이 커졌다. AI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로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4,000선을 처음 넘어선 코스피가 반년 만에 다시 두 배 가까운 영역으로 도약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탈출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과 글로벌 유동성 랠리가 맞물린 결과다.

한국은행 성장률 전망 대폭 상향… 물가 압력도 동반
한국은행은 5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2월의 2.0%에서 2.6%로 큰 폭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전망도 2월의 2.2%를 크게 웃도는 2.7% 상승으로 수정했다. 성장세 회복과 물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부각된 국면이다.
4월 경상수지는 282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대외 건전성을 확인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내수 개선이 성장을 견인했으나, 중동발 유가 충격이 물가를 자극하면서 통화정책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중동 전쟁·호르무즈 봉쇄發 유가 급등… 물가·에너지 비상
세계뉴스의 충격이 한국 경제로 고스란히 전이된 사례가 바로 유가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계속되는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원유 운송 불확실성을 높여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는 주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2026년 원유 도입단가(두바이유 기준)는 2025년 배럴당 69달러에서 91달러로 크게 뛸 것으로 전제됐다.
KDI 분석에 따르면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상승은 시나리오별로 2026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0~1.6%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로 대응했으며, 3월 기준 최고가격제는 물가 상승률을 최대 0.8%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동의 포성이 결국 한국의 장바구니 물가까지 흔든 반년이었다.

삼성전자 세계 최초 HBM4 양산 출하… AI 반도체 패권 경쟁
2월 12일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업계 최고 성능의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양산 출하했다고 발표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HBM4 양산은 증시 상승의 핵심 동력이기도 했다. 6세대(6G) 핵심 주파수 기술 검증, 동계올림픽 후원 등 삼성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한국 기술 기업들의 위상이 새삼 부각된 상반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