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국 안보 수장들이 모여 지역 안보 문제 등을 논의하는 아시아안보회의가 오는 29∼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올해로 23회를 맞는 이 행사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2002년부터 매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최돼 ‘샹그릴라 대화’로도 불린다.
올해 회의에서는 미국의 대(對)아시아 안보공약, 중국-대만 간 긴장,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행사 이틀째인 오는 30일 연설을 통해 이 지역 각국을 향해 내놓을 메시지다.
미 국방부(전쟁부)는 “헤그세스 장관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핵심 국익 수호를 위한 미래지향적이고 상식적인 접근에 초점을 맞춰 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이번 회의 기간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찬춘싱 싱가포르 국방장관을 만나고 이 지역의 주요 동맹국·파트너 국가와 다양한 다자·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 전쟁이 석 달이 되도록 끝나지 않은 가운데, 유럽 주둔 미군 재배치를 둘러싸고 미국-유럽 간 갈등까지 불거지고 있다.
아시아 각국은 이런 현 상황이 미국의 아시아 지역 안보 공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위해 헤그세스 장관의 발언을 면밀히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미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GMF)의 인도태평양 책임자 보니 글레이저는 헤그세스 장관이 아시아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에 국방비 지출을 늘리도록 더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샹그릴라 대화는 전통적으로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미중 국방 수장의 대면 기회로 주목받아왔다.
둥쥔 중국 국방부장(장관)은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샹그릴라 대화에 불참한다.
장빈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멍샹칭 인민해방군 국방대학 교수가 이끄는 대표단이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작년에 대표로 참석했던 해군 소장인 후강펑 국방대 부총장과 비교해도 급을 다소 낮춘 것으로 평가된다.
국방부는 둥 부장의 불참 배경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싱가포르의 중국 일간지 연합조보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장은 2011년, 2019년에 이어 2022∼24년 열린 샹그릴라 대화에 총 5차례 참석한 바 있다.
2012∼18년에는 인민해방군 부참모장이나 군사과학원 부원장이 대표단을 이끌었고,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행사가 아예 열리지 않았었다.
다만 최근 중국은 샹그릴라 대화에 맞서 중국의 안보 입장을 제시하는 플랫폼으로 2006년 출범한 베이징 샹산포럼에 점점 더 힘을 싣고 있다.
작년 샹그릴라 대화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이 무력을 사용해 아시아 현재 상황을 강제로 바꾸려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당시 중국 대표단을 이끈 후 부총장은 “완전히 날조되거나 왜곡된 주장”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첫날인 29일 개막 기조연설을 맡은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은 중국과 분쟁 대상인 남중국해에서 자국 영유권을 재확인하는 한편, 미중 모두와 협력을 강화하는 베트남의 중립적 지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