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부 최북단 하지앙(Ha Giang)성의 대표적인 오지 마을에서 소수민족인 몽(Mong)족 여성들이 수백 년간 이어온 전통 삼베(대마) 짜기와 밀랍 문양 그리기 기술을 고수하며 글로벌 관광객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21일 하지앙성 지자체 및 현지 관광 업계에 따르면 하지앙 고원 지대의 관문인 꽌바(Quan Ba)현에 위치한 ‘룽땀(Lung Tam)’과 ‘깐뜽(Can Ty)’ 삼베 짜기 협동조합이 전통 수공예 보존과 소수민족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이끄는 핵심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의 관광객이 꽌바의 천국 의 문이나 외딴 독나무만을 보고 지나치지만, 이곳 협동조합은 몽족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전통 의상 제작 기법을 원형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현지 몽족 여성들이 삼베옷 한 벌을 만들기 위해 거치는 전통 공정은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9단계로 나뉜다. 삼(대마) 심기 및 수확, 건조 및 껍질 벗기기, 방망이질로 부드럽게 만들기 및 실 잇기, 물레로 실 잣기 및 엉킨 실 풀기, 실 삶기 및 표백, 돌 롤러로 삼베 밀기, 베틀로 천 짜기, 밀랍 문양 그리기 및 염색, 밀랍 삶아내기 및 세탁 후 완성 등 전 과정이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직 사람의 손으로만 이루어진다.
지난 2월 말 아내와 함께 룽땀 협동조합을 방문한 프랑스인 관광객 클로드(Claude) 씨는 신체적 장애가 있음에도 마당에 앉아 정교하게 밀랍 문양을 그려 넣는 숭 티 꺼(Sung Thi Co) 장인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고령의 나이에도 조상들의 기술을 수세대에 걸쳐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는 이곳 여성들은 정말 경이롭고 존경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의 아내 역시 수작업으로 완성된 가방과 지갑의 높은 완성도와 합리적인 가격에 반해 기념품을 대량 구매했다.
과거에는 수작업으로 만든 제품의 판로를 찾지 못해 2001년 설립 초기 많은 조합원이 좌절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형 박람회에 꾸준히 참가하며 품질을 인정받은 결과, 현재는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여러 국가로 제품을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깐뜽 협동조합의 숭 티 마이(Sung Thi May) 부조합장은 오프라인 방문객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온라인 주문과 해외 수출 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 전통 직조 기술을 통해 조합원들은 매월 300만~500만 동(약 16만~27만 원)의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이는 소득 수준이 낮은 고산지대 주민들에게 매우 소중한 경제적 버팀목이 되고 있다.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삼베 위의 문양은 자연에서 채취한 100% 순수 밀랍을 숯불에 녹여 잉크로 삼아 그려진다. 문양에는 코끼리 발자국, 태양, 꽃과 잎사귀 등 고대 몽족의 문화와 신앙, 그리고 결혼 여부 등이 상징적으로 녹아 있다. 예를 들어 테두리가 있는 문양은 기혼자를 뜻하고, 두 개의 꽃이 마주 보고 있는 형상은 부부의 깊은 애정을 나타내며, 이루어지지 못한 연인들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문양도 존재한다. 과거에는 이 규칙이 엄격하게 적용되었으나 시대가 변하면서 현재는 문양 디자인의 활용이 한층 유연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