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의 과도한 욕심, 고래를 내쫓는다”…베트남 푸옌성 앞바다서 불법 근접 촬영 기승

출처: VnExpress Travel
날짜: 2026. 5. 19.

중부 푸옌성 앞바다에 먹이 활동을 위해 찾아온 희귀 고래들을 가까이서 촬영하려는 관광선과 제트보트들이 과도하게 접근하면서, 해양 생태계 파괴와 지역 어민들의 종교적 감정을 자극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푸옌성 지자체 및 현지 관광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부터 푸옌성 안하이(An Hai) 국경경비대 관할 마이나(Mai Nha)섬 인근 해역에 몸길이 약 10m에 달하는 브라이드 고래(Bryde’s whale) 두 마리가 나타나 해안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에서 먹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고래를 직접 보려는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지난 17일 현지 고래 관찰 투어에 참여한 영국인 관광객 알렉스(30) 씨는 “대부분의 관광선이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고래를 관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관광객을 태운 쾌속선 두 대가 속도를 높여 고래 바로 앞까지 돌진했다”라며 “고래에게 직접적인 부상을 입히지 않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고래에게 극심한 공포를 주어 이 해역을 다시는 찾지 않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연·야생동물 전문 사진작가인 응우옌 민 뚜안 씨 역시 무분별한 사설 고래 관광 상품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최근 며칠 동안 근접 촬영을 위해 수많은 어선과 모터보트가 고래 사냥터로 무리하게 진입하고 있다”며 “선박이 지나치게 접근하면 고래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방향 감각을 잃거나 선박 및 프로펠러와 충돌해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 어민들의 여론도 냉담하다. 베트남 중남부 해안 지역 어민들에게 고래는 바다의 수호신인 ‘까옹(Ca Ong·고래 신)’으로 추앙받으며, 바다에서 재난을 당한 인간을 구해주는 신성한 존재로 여겨진다. 따라서 돈벌이에 급급한 관광선들이 고래를 쫓아다니며 소란을 피우는 행위는 오랜 해양 신앙과 문화를 모독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거세다.

논란이 확산하자 관할 안하이 국경경비대는 현장 순찰과 단속을 대폭 강화했다. 경비대 관계자는 “아직 고래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친 사례는 적발되지 않았지만, 지자체 및 유관 기관과 협력해 고래를 보호하고 지역 관광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전했다.

지방 수산 당국 역시 선박들에 고래 반경 200m 이내로 접근하지 말라는 긴급 지침을 하달했다. 당국은 고래 주변에서 엔진 속도를 급격히 올리거나 급선회하는 행위는 강력한 소음과 파도를 유발해 고래를 공황 상태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만약 고래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안전 규정을 고의로 위반하는 선주가 적발될 경우, 수산자원 보존법에 따라 엄격한 행정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호찌민시 인사대 지속가능관광연구개발센터의 마이 투안 로이 석사는 “해외 선진국들은 고래 관찰 투어 시 접근 거리, 이동 속도, 동시 접근 선박 수 등을 법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며 “베트남 역시 해양 생태계 보존과 고부가가치 관광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하루빨리 명확한 고래 관찰 표준 가이드라인을 제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베트남 뀌뇬(Quy Nhơn) 뇬리(Nhơn Lý) 해역에서 고래 모자가 나타났을 때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이 보트를 타고 무분별하게 돌진해 사회적 문제가 된 바 있다. 당시 현지 당국은 고래 출현 구역 내 선박 진입을 최소화하고, 진입 시 반드시 엔진을 끌 것과 동시 진입 선박을 3대 이하로 제한하는 행정 명령을 발동했었다.

한편, 베트남과 중국, 태국 등 주로 따뜻한 열대 및 아열대 해역에 서식하는 브라이드 고래는 베트남 남중부 부근 연안에서 자주 목격된다. 특히 푸옌성 앞바다의 경우 최근 5년 사이 해양 환경 개선 등으로 인해 브라이드 고래의 출현 빈도가 눈에 띄게 잦아졌다. 브라이드 고래는 머리 앞부분에 세 줄의 선명한 돌기(gờ)가 있고, 목 하단에 40~70개의 주름(nếp gấp)이 있어 먹이를 섭취할 때 입을 크게 벌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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