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소속 전투기가 에스토니아 영공을 침범한 우크라이나 군용 무인기(UAV·드론)를 미사일로 격추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즉각 사과하는 한편, 러시아의 강력한 전자전 공격 때문에 드론이 항로를 이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21일 에스토니아 군당국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정오께 우크라이나 소속으로 추정되는 드론 한 대가 에스토니아 영공으로 진입해 남동부 지역으로 비행했다. 이에 발틱 영공 초계 임무를 위해 리투아니아에 배치돼 훈련 비행 중이던 루마니아 공군 소속 F-16 전투기가 즉각 출격해 단 한 발의 미사일로 해당 드론을 격추했다.
에스토니아 군당국은 “이번 사건은 러시아군이 GPS 신호 교란 및 위조를 포함한 고강도 전자전(EW) 조치를 감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군당국은 드론이 에스토니아 영공에 진입하기 전부터 이미 추적·감시하고 있었으며, 민간인과 국가 기간 시설에 미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격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나토 역시 루마니아 전투기가 에스토니아 영공에서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한 사실을 확인하며 현재 정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나토는 “동맹국은 잠재적인 공중 위협에 언제든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실제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건 직후 하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장관은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과 긴급 연락을 취했으며,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게오르기 티히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러시아가 가한 전자전 공격으로 인해 우리 군의 드론이 발트해 연안 국가 방향으로 항로를 이탈하게 된 것”이라고 배후를 지목했다. 이어 “이러한 예기치 못한 돌발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에스토니아를 비롯한 모든 발트해 우방국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2년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면전이 발발한 이후, 발트 3국 영공에서 나토 전투기가 외국 드론을 직접 요격한 첫 번째 사례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발트해 인근을 포함한 러시아 본토 내륙 깊숙한 곳까지 드론을 동원한 장거리 공습을 강화하는 가운데, 지난 3월 이후 핀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나토 회원국 영공으로 우크라이나 드론이 오진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