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특산물이자 ‘과일의 왕’으로 불리는 페낭산 두리안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현지 농가들이 스마트 기술을 도입했다. 타 지역이나 해외에서 생산된 두리안이 페낭산으로 둔갑해 유통되는 ‘짝퉁 두리안’ 문제를 뿌리 뽑겠다는 취지다.
15일 말레이시아 농업식량안보부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페낭 과일농가협회는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두리안의 출처를 단 몇 초 만에 추적할 수 있는 ‘QR코드 인증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말레이시아산 프리미엄 두리안의 수요가 급증하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브랜드 보호에 나선 것이다.
이 시스템에 따라 농가들은 수확한 두리안의 줄기에 고유한 QR코드 태그를 부착하고, 온라인 플랫폼에 해당 과일의 상세 정보를 등록한다. 소비자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이 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두리안이 페낭 내 어느 과수원에서 재배되었는지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키 킴 화 페낭 과일농가협회장은 “기술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만약 동일한 QR코드가 복제되어 사용될 경우 시스템이 즉각 경고를 발령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QR코드 태그는 최초 스캔 시점부터 7일간만 유효하도록 설계되어 재사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현재 페낭 지역의 약 200여 개 두리안 재배 농가가 이 인증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이번 민간 주도의 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모하맛 사부 말레이시아 농업식량안보부 장관은 페낭 바릭 풀라우의 두리안 매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말레이시아 두리안의 품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다 보니 해외 일부 국가에서 일반 두리안을 말레이시아산으로 속여 파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사부 장관은 “말레이시아 두리안의 고유한 브랜드 가치와 QR 인증 체계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 수출국인 중국 관세청(GACC) 등 관련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혼 와이 페낭 관광·창조경제위원회 위원장 역시 “이 시스템이 특유의 진한 향과 크리미한 식감으로 유명한 페낭 두리안의 명성을 보호하고,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진품을 소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국영 통신사 베르나마 등을 통해 농가들을 대상으로 스마트 태깅 플랫폼인 ‘추적 및 이력 관리(Track and Trace)’ 시스템 가입을 독려해 온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