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 하노이가 만성적인 침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하 배수 시스템 건설을 추진한다. 도심 지하에 거대한 물그릇을 만들어 집중호우 시 빗물을 가두고 도심 범람을 원천 차단한다는 구상이다.
12일 하노이시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최근 통과된 ‘100년 실현 하노이 수도 종합 계획’에는 지하 교통·상업·주차·배수 기능을 통합한 다목적 지하 공간 조성 안이 포함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2036년부터 2045년 사이에 구축될 예정인 총용량 1억 2천500만㎥ 규모의 ‘초대형 지하 저류조’다.
이 저류조의 규모는 가히 압도적이다. 현재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 지하 배수 시설인 일본 도쿄의 ‘G-Cans’ 시스템(약 67만㎥)보다 무려 180배 이상 크다. 올림픽 규격 수영장 약 5만 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용량이다. 하노이시는 이 거대 저류조에 빗물을 모은 뒤 홍강과 두엉강으로 방류해 내륙의 배수 압력을 획기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모델이 된 일본 도쿄의 G-Cans는 2006년 완공 이후 3일간 550mm의 폭우를 견뎌내며 도심 침수를 막아내는 ‘지하 신전’ 역할을 해왔다. 하노이시는 이를 벤치마킹하되 규모를 대폭 확대해 하노이의 낮은 지형적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종합 계획에는 저류조 외에도 노후 아파트 재건축 지구와 메트로 역사를 연결하는 역세권 개발(TOD) 방식의 지하 도시 구축안도 담겼다. 또한 시내 곳곳에 인공 호수를 추가로 조성하고 녹지 벨트 내 하천 구간을 확장해 빗물 저장 능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하노이시 관계자는 “폭우와 태풍 시 발생하는 상습 침수는 도시 성장의 큰 걸림돌이었다”며 “거대 지하 터널과 저류 시스템은 하노이를 기후 위기 속에서도 안전한 미래형 도시로 만드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