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최정예 공수부대원들이 한타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자국민을 구하기 위해 남대서양의 외딴섬 트리스탄다쿠냐(Tristan da Cunha)에 전격 투입됐다. 6,000km가 넘는 장거리 비행과 대담한 야간 낙하가 동반된 이번 작전은 한 편의 영화를 방불케 했다.
12일 AFP 통신과 영국 국방부 등에 따르면, 영국 육군 제16공중강습여단 소속 공수부대원 6명과 군의관 2명은 지난 9일 왕립 공군(RAF)의 A400M 수송기를 타고 트리스탄다쿠냐섬에 낙하했다. 이번 작전은 크루즈선 ‘MV 혼디우스(MV Hondius)’호에서 발생한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과 관련해 섬에 체류 중인 영국인 한 명이 의심 증세를 보이자 긴급히 결정됐다.
트리스탄다쿠냐는 영국의 해외 영토 중 가장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인구 220여 명이 거주하는 화산섬이다. 활주로가 없어 배로만 접근이 가능한 데다 의료진도 단 2명뿐이라 응급 상황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섬 내 의료용 산소가 바닥나기 직전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 당국은 항공 투하를 유일한 해결책으로 판단했다.
공수부대원들은 영국 중부 브라이즈 노턴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아센시온섬을 거쳐 총 9,800km를 비행한 끝에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 대원들이 낙하산으로 섬에 내려앉는 동시에 필수 의약품과 산소 공급 장치 등 의료 물자들도 무사히 지상으로 투하됐다.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우리 군이 불가능에 가까운 비범한 작전을 성공시켰다”고 치하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MV 혼디우스호 관련 또 다른 감염 의심자 2명은 이미 네덜란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