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 금융당국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금융 사기를 뿌리 뽑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 기술을 동원한 강력한 대응 체계 구축에 나섰다. 여러 은행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사기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겠다는 구상이다.
7일 싱가포르 통화청(MAS)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MAS는 최근 은행권 및 정부 기술청(GovTech), 경찰과 협력해 AI 기반의 사기 탐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가치 증명(POV)’ 단계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후 대응이 아닌 ‘선제적 차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싱가포르 내 5개 주요 은행의 데이터를 하나로 모으는 데 있다. 개별 은행이 보유한 정보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든 복잡한 자금 흐름을 AI가 통합 분석함으로써, 위험도가 높은 거래나 계좌를 더욱 정밀하게 식별해 내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사기 의심 거래를 즉각 차단하고 고객의 자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 조치도 대폭 강화됐다. MAS는 파트너사에 암호화 기술이 적용된 보안 데이터 공유 환경을 제공했다. 분석에 사용되는 계좌 번호 등은 해시 처리되어 해당 정보를 제공한 은행만이 실제 번호를 식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승인된 인원만 엄격히 통제된 환경에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으며, 프로젝트 종료 후 모든 데이터는 즉시 삭제된다.
MAS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개별 금융기관의 기존 사기 방지 노력을 보완하고 업계 전반의 협력을 강화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향후 유효성 평가를 거쳐 AI 모델의 정교함을 높이고 분석 대상 데이터 범위를 더욱 확대해 범죄 활동으로부터 금융 시스템을 철저히 방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