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층 아파트와 공공시설이 밀집한 호찌민의 신도시 교차로에 거대한 콘크리트 껍질을 두른 듯한 독특한 저택이 들어서 눈길을 끈다. 외부의 소음과 시선은 철저히 차단하면서도, 내부에는 정원과 중정을 중심으로 한 개방적인 반전 공간을 품고 있다.
7일 베트남 건축업계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호찌민시 내 500㎡ 부지에 조성된 이 빌라는 ‘프라이버시 확보’와 ‘자연과의 연결’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됐다. 고층 건물들에 둘러싸인 입지 조건을 고려해 외부에서는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도록 거친 질감의 노출 콘크리트 벽면을 겹겹이 쌓아 올린 것이 특징이다.
이 집의 가장 큰 설계적 묘미는 지상층과 정원을 보도보다 1.5m 높게 들어 올린 점이다. 이를 통해 담장에 가로막히지 않고도 실내에서 외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하는 동시에, 길거리의 소음과 행인의 시선으로부터 거주 공간을 분리해 냈다. 낮아진 지하 공간은 주차장으로 활용해 생활 공간으로의 차량 간섭을 최소화했다.
내부는 외관의 투박함과 대조되는 현대적이고 미니멀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장식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형상과 빛, 공간 조직에 집중했다. 특히 집의 중심부에는 나선형 계단과 함께 수직으로 뚫린 중정(Lõi thông tầng)을 배치해 가족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들었다.
1층은 거실과 주방, 식당, 아이들 놀이방이 벽체 없이 하나로 이어지는 개방형 구조를 채택했다. 집 전체를 감싸는 대형 유리창은 자연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하며 실내와 실외 정원의 경계를 허문다. 2층은 독립적인 편의시설을 갖춘 넓은 마스터 침실 등 개인적인 공간으로 구성됐으며, 욕실에서도 통창을 통해 외부의 녹지를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건축 전문가는 “이 빌라는 콘크리트라는 거친 재료를 통해 외부 환경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는 껍질을 만들고, 그 안에 빛과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열린 공간을 숨겨둔 현대판 성채와 같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