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중동 지역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이 자국 영토를 향해 순항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고 비난하며 엄중 대응을 예고했다. 이번 공격으로 주요 석유 산업 단지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민간인 부상자가 나오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6일 UAE 국방부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이란에서 발사된 순항 미사일 4발이 UAE 영토를 겨냥했다. UAE 군 당국은 이 중 3발을 영해 상에서 성공적으로 요격했으며, 나머지 1발은 바다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함께 출격한 드론 한 대가 푸자이라(Fujairah) 석유 산업 단지를 타격해 화재가 발생하고 3명이 다치는 피해를 보았다.
이번 습격으로 인해 두바이나 샤르자 등 주요 도시를 오가는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회항하는 등 민간 항공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UAE 외무부는 이란의 공격을 ‘배신행위’로 규정하고 “국가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자 심각한 도발”이라며 정당한 대응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반면 이란 관영 매체는 군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UAE를 공격할 계획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중동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유 프로젝트(Project Freedom)’ 선언에 대한 이란의 직접적인 보복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유조선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도 미사일 구축함을 배치하자, 이란이 이를 휴전 협정 위반으로 간주하고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봉쇄 갈등은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자 미국 역시 이란 항구를 봉쇄하고 상선 호송 작전에 돌입했다. UAE는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아부다비 석유공사 소속 유조선이 드론 공격을 받은 사건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UAE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을 당시에도 이란의 주요 보복 대상이 된 바 있다. 이란은 미국과 전략적 동맹 관계인 UAE를 겨냥해 휴전 전까지 2천800기가 넘는 드론과 미사일을 퍼부었다. 한 달간 이어졌던 평화가 깨지면서 중동의 에너지 안보와 글로벌 물류망에도 다시금 빨간불이 켜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