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대형 민간은행인 테콤뱅크(Techcombank)가 자본금을 40억 달러(약 113조 7천380억 동) 규모로 대폭 늘리며 베트남 금융권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압도적인 자본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과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를 두 축으로 하는 ‘2026-2030 전략’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금융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6일 베트남 금융권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테콤뱅크는 최근 열린 2026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법정 자본금을 기존 70조 8천620억 동에서 113조 7천380억 동으로 늘리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는 60% 비율의 주식 배당과 자본잉여금을 활용한 증자, 우리사주(ESOP) 발행 등을 결합한 역대 최대 규모의 증자안이다. 이로써 테콤뱅크는 VP뱅크와 비엣콤은행(VCB) 등을 제치고 자본금 기준 업계 최고 수준에 올라서게 됐다.
테콤뱅크의 이번 ‘점프’는 단순히 규모의 확대를 넘어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포석이다. 옌스 로트너(Jens Lottner) 테콤뱅크 총감독은 “2026-2030년 단계에서 테콤뱅크는 자금 조달, 자산관리, 중소기업(SME) 동반성장,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 등 4대 핵심 기둥을 중심으로 업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AI 퍼스트’ 전략이다. 테콤뱅크는 매일 80억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55개의 AI 의사결정 모델을 운용 중이다. 오는 3분기에는 전 생태계를 통합하는 단일 AI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객별 초개인화 제안을 구현하고, 고객 관계 관리자(RM)의 유효 상담 횟수를 하루 6회에서 20회로 3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리스크 관리 능력도 강조됐다. 테콤뱅크는 중동 분쟁 등에 따른 환율 및 금리 변동에 대비해 ‘완전 헤징(Full Hedging)’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대출의 경우 실거주 수요 위주로 보수적인 정책을 펴면서 부동산 부문의 부실채권(NPL) 비율을 1% 미만으로 관리하고 있다. 전체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비중 역시 과거 40% 이상에서 올해 1분기 29%까지 낮추며 다각화에 성공했다.
테콤뱅크는 향후 5년 내 고객 수를 현재의 두 배인 3천만 명까지 늘리고, 총 영업이익(TOI)을 4배 성장시키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로트너 총감독은 “AI는 은행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단순 업무는 가상 비서가 처리하고, 인간은 비즈니스 모델 설계와 혁신에 집중하는 완전히 새로운 은행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