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한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며 자신의 ‘무지’를 탓하던 한 베트남 농부가 수십 년의 역경을 딛고 환갑이 넘은 나이에 대학 졸업장을 손에 쥐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안장성 출신의 즈엉 반 바이(Dương Văn Bay, 65) 씨는 지난 17일 호찌민시 인문사회과학대학교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베트남학 전공 학사 학위를 받았다. 안장성에서 2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온 그는 ‘우수(Good)’ 등급의 성적이 적힌 졸업장을 품에 안고 “너무 기뻐서 전날 밤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어린 시절 문학 교사를 꿈꿨던 바이 씨는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중학교 졸업 후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농부와 재단사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그가 다시 공부를 결심한 것은 친구들과의 모임 때문이었다. 의사, 교사가 된 친구들이 대학 시절 추억을 이야기할 때마다 그는 끼어들 틈이 없었고,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는 독학으로 고등학교 졸업 시험에 도전했으나 두 번의 낙방을 경험했다. 당시 그는 “나는 어쩔 수 없이 무지한 사람”이라며 꿈을 접기도 했다. 하지만 아내의 대학 진학을 돕고 두 딸을 모두 명문대에 보내며 가정을 안정시킨 후, 2019년 59세의 나이로 다시 고졸 검정고시에 도전해 40년 만의 합격을 일궈냈다.
2020년 원격 교육 과정으로 대학에 입학한 그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디지털 기기였다. 마우스 사용법조차 몰랐던 그는 온라인 과제 제출 방법을 몰라 첫 세 과목에서 낙제 점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손으로 쓴 과제를 사진으로 찍어 동료 학생들에게 보내며 도움을 구했고, 젊은 학생들은 ‘할아버지뻘’인 그를 기꺼이 도왔다.
졸업의 마지막 관문이었던 영어 B1 자격증 취득 과정은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2015년부터 마을 교사에게 기초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졸업을 위해 80km 떨어진 껀터시의 강사를 찾아가 매일 새벽 2시까지 온라인 수업을 듣는 강행군을 펼친 끝에 지난해 12월 시험에 합격했다.
지도교수인 응우옌 티 꾸옥 민(Nguyễn Thị Quốc Minh) 박사는 “그는 평생 학습의 힘을 보여주는 강력한 본보기”라며 바이 씨의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시험을 보러 호찌민에 올 때마다 손주들을 데리고 캠퍼스 투어를 시켜줬다는 바이 씨는 자신의 노력이 후손들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바이 씨는 “한쪽 길이 막히면 항상 다른 길이 있기 마련”이라며 “준비된 마음과 결단력만 있다면 성공의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그의 끈기 있는 도전은 ‘너무 늦은 때란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