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시가 저배출 구역(LEZ) 시범 운영 등 오토바이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전 인프라 부족과 화재 우려로 인해 많은 시민이 여전히 가솔린 오토바이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하노이 중심부인 1순환도로 내 가솔린 오토바이 진입 제한 정책이 예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전기 오토바이로의 전환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하노이시는 오는 7월 1일부터 중심 지구를 저배출 구역으로 지정하고 특정 시간대 가솔린 오토바이 통행을 제한할 계획이지만, 시민들은 전기차의 편의성이 가솔린 모델을 대체하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호안끼엠 호수 인근에서 찻집을 운영하는 응우옛 응아(63) 씨는 최근 새 가솔린 오토바이를 구매했다. 주변에서 전기 오토바이를 권유했지만 그녀는 충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응아 씨는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어 전력이 불안정하고 충전 시설도 없다”며 “특히 밤새 충전하다가 배터리 결함으로 불이 날까 봐 무섭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우려는 젊은 층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하노이 중심가에서 근무하는 당 타잉(23) 씨는 최근 이사한 아파트에서 전기 오토바이 충전을 금지하는 바람에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그녀는 “공공 충전소는 이동 시간과 대기 시간을 합쳐 최소 30분에서 1시간이 소요돼 너무 불편하다”며 “충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시 가솔린 오토바이로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책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시장 수치는 가솔린 오토바이의 건재함을 증명하고 있다. 혼다 베트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하노이를 포함한 북부 지역의 오토바이 판매량은 전년 대비 3% 증가했으며, 베트남 오토바이 제조사 협회(VAMM) 소속 5개 사의 전체 판매량도 8.3% 늘어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십 년간 다져진 가솔린 오토바이의 압도적인 편의성을 전기 오토바이가 단기간에 뛰어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한 전기 오토바이 업체 관계자는 “배터리 교체형 스테이션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현재 주유소 숫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당분간 하노이에서는 가솔린과 전기 오토바이가 공존하는 형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규제 지역 통행을 위해 전기 오토바이를 보조 수단으로 구매하거나, 아예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응아 씨는 “미래에 가솔린 오토바이가 완전히 금지된다면 그때는 차라리 자전거를 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