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의 한 보도블록 위에서 무려 10년 동안 비바람을 맞으며 방치되었던 고가의 메르세데스-벤츠 S63 차량이 당국의 요구로 마침내 자리를 옮겼다. 한때 수억 원을 호가하던 명차가 도심 한복판에서 고물차로 변해가는 기묘한 풍경에 마침표가 찍혔다.
21일 하노이 꺼우저이(Cau Giay)군 옌호아(Yen Hoa)동 공안에 따르면, 당국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 황민지암 거리의 방치 차량 소유주를 확인하고 전날 오후 차량을 견인 조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해당 차량은 지난 4월 초 한 누리꾼이 “S63 모델이 수년째 보도 위에서 부동자세로 누워 있다. 놀라운 점은 그 오랜 세월 노출되어 있었음에도 사이드미러 하나 도난당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인근 주민들의 증언은 더 놀라웠다. 주민들은 “이 차가 이곳에 나타난 지 거의 10년이 됐다”며 “지난해 보도블록 교체 공사를 할 때도 인부들이 크레인으로 차를 잠시 옆으로 옮겼다가 공사가 끝난 뒤 원래 자리에 고스란히 되돌려 놓았을 정도”라고 전했다.
조사 결과, 차주는 인근 옌호아동(구 타인쑤언군 리엠찐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으로 밝혀졌다. 차주는 공안 조사에서 “해당 차량은 과거 타인쑤언군 공안이 수사했던 사건과 연루된 물건이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보도 위에 그대로 두었다”고 진단 사유를 소명했다.
공안 측은 “차주의 신원을 확인한 후 즉시 이전을 요청했으며, 차주가 크레인을 동원해 차량을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비록 타이어 바람이 빠지고 먼지가 수북이 쌓였으나, 1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도난이나 파손 없이 하노이 거리를 지켰던 이 ‘미스터리 벤츠’의 퇴장은 많은 시민에게 소소한 이야깃거리를 남기며 일단락됐다.
